에너지경제 포토

안효건

hg3to8@ekn.kr

안효건기자 기사모음




어차피 임신 못해? 중년 넘어도 피임 ‘꼭’ 해야 하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31 08:26
pregnant-2277768_1280

▲임신 테스트기 모습.(기사내용과 무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여성 연령이 높을수록 피임을 하지 않는 경향이 커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건강과 자기결정권 차원에서 피임 실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연합뉴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수행된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 건강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발간한 ‘여성의 피임 실천 현황’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54.6%, 19∼39세 초기 성인은 52.2%가 ‘성관계시 항상 피임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40∼64세 중장년은 25.4%만 성관계시 항상 피임한다고 답했고, 66.6%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65세 이상 노인은 응답자 100%가 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40세 미만 초기 성인들은 피임을 항상 하지 않는 이유로 주로 ‘피임 도구 사용이 불편해서’(40.7%),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39.1%), ‘본인과 상대가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28.5%) 등이라고 했다.

중장년과 노인층이 주로 피임하지 않는 이유는 ‘피임할 필요가 없어서’(중장년 63.9%·노인 88.4%)였다.

이에 보고서는 "그동안 피임이 임신을 피하는 수단으로 주로 이해됐기 때문에 임신·출산 우려가 없거나 낮은 중장년과 노인이 피임에 무관심해지고, 피임하지 않는 것"이라며 "피임(콘돔 사용)은 성매개 질환 감염 예방 역할이 있으므로 건강한 성생활과 자기결정권 범위 확대를 위해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에서는 수백만 명 이상이 불특정 다수와 성관계를 갖는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는 전국 수천 개 성매매 업소에서 파악된 성매수남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앱을 제작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2년간 전국 6400여개 성매매 업소 업주를 회원으로 두고 성매수남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해당 앱에는 중복 항목을 제거하고 약 460만건 전화번호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성매개 감염 질환이 없던 성관계 상대라도 이후 성매수 경험 등으로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는 셈이다.

대표적 성매개 감염병으로 알려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유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도 임신 가능성과 무관한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HIV 감염 사례는 이성 간보다는 동성 간 성 접촉이 원인인 사례가 더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신고된 누적 내국인 HIV 감염인 수는 남성 1만 7782명(93.6%), 여성 1219명(6.4%) 등으로 줄곧 남성이 여성 보다 많은 상황이다.

특히 중장년은 피임을 하더라도 안전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타 세대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피임 방법은 남성용 콘돔, 질외사정, 월경주기법 등이었다.

다만 중장년의 경우 콘돔(29.8%)보다 질외사정(45.6%), 월경주기법(36.0%)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임 실패율이 높다고 평가되는 질외사정과 월경주기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피임을 학계에선 ‘안전한 피임’ 또는 ‘현대적 피임’ 등이라고 부른다.

현대적 피임 실천의 의미를 광범위하게 넓혀 월경주기법과 질외사정을 활용했지만, 다른 안전 피임 방법도 병행했다는 응답자 역시 청소년(88.8%)과 초기 성인(73.9%)에 비해 중장년(51.9%)이 더 낮았다.


hg3to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