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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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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분양가, 비강남 국평 ‘10억 시대’ 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5 14:22

강북·광명·의왕 등 분양 단지들 국평 10억원 흘쩍 넘어



공사비 인상·규제 완화 영향으로 분양가 치솟아



내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로 분양가 더 오를듯



부동산 전문가 "과도한 분양가 상승 주택경기 악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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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상,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공사비 인상,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도 국민 평형(전용면적 84㎡) 분양가 10억원을 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405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기준으로 12억6000만원~14억9000만원 수준이다.

용산의 경우 이미 국민 평형이 15억원선을 넘어섰다. 이날 1순위 청약을 받는 용산구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아파트 3.3㎡당 분양가가 4600만원대를 웃돈다. 전용 84㎡가 15억4000만~16억3000만원으로 분양된다.

최근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도 높은 가격으로 분양됐다. 3.3㎡당 평균 2920만원으로 전용 84㎡가 최고 10억2950만원에 분양됐다.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서도 국민 평형 분양가 10억원을 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1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경기도 광명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는 전용 84㎡가 최고 12억7000만원으로 책정됐다.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퍼스비엘’ 또한 전용 84㎡가 최고 10억 7900만원으로 분양돼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지난달 정당계약 시작 9일 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지난 4월 공급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와 ‘광명 자이더포레나’는 전용 84㎡가 각각 최고 12억원, 10억4550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분양가 상승은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621만62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7% 올랐다.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259만원, 서울은 3192만75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12.22%, 13.16% 상승한 수치다.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른 가장 큰 원인은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와 고장력 철근 가격은 2020년 1분기 대비 각각 54.6%, 63.4% 상승했다. 철근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 건설에 투입되는 원자재, 인건비 변동을 반영하는 ‘건설공사비지수’도 2019년 12월(117.33)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48.6으로 27%나 상승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도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1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전국을 투기과열지구·분양가상한제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대거 해제했다. 여기에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조치와 중도금 대출한도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했다.

내년부터 30가구 이상 공급되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Zero Energy Building)’ 인증 의무화가 예고되면서 분양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제로에너지 건축을 통해 건물의 단열 성능을 높이고, 태양광·지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제로에너지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는 과도한 분양가 인상은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도한 분양가 인상은 주변 집값을 자극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늘리고 장기적으론 주택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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