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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 고메이494한남 주류특화매장 전경 |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위스키 시장은 한국"이라고 보도하며 급변하는 한국의 위스키 시장을 조명했다.
영국 소재 리서치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이 지난해 소비한 위스키량은 1420만 리터로 집계됐다. 인구수 등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수치로 봤을 때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한국의 경우 소비량이 2021년 대비 46% 급등해 세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측은 강조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위스키 판매사이트인 ‘더 위스키 익스체인지’의 돈 데이비스 구매 총괄은 "한국은 위스키 강국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브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국에서 들어온 온라인 주문량이 91%로 폭등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기타 국가에서의 주문량이 15%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데이브스는 한국인들이 싱글몰트를 가장 선호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한국에서의 위스키 인기 급증은 명품을 비롯한 럭셔리 소비 열풍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한국인들이 지난해 명품 구입을 위해 지불한 비용이 2021년 대비 24% 증가한 168억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1인당 325달러를 지불했다는 의미로,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처럼 한국에서 위스키 소비가 급증한 배경엔 MZ 세대 중심으로 술 문화가 크게 바뀐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써니 문 리서치 매니저는 "밀레니얼과 Z세대들은 늦은 밤까지 과음하는 기존의 음주 문화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한 영향에 소량의 금액이라도 럭셔리 제품에 소비하는 인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가 인터뷰한 29세 남성 A씨 또한 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것이 적당한 예산으로 사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A씨와 그 또래들은 병당 35달러에 달하는 잭다니엘, 선토리 가쿠빈을 구매하는 것이 병당 2달러 가량으로 더 저렴한 소주를 사들이는 것보다 가치가 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또한 MZ 세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명품 소비를 과시하듯 고가 또는 희귀한 위스키를 보여주는 것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수단이라고 전했다.
남양주에 위치한 싱글몰트 증류소 쓰리소사이어티스의 도정한 창립자는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는 30대들은 플렉스를 하고싶어 한다"며 "싱글몰트, 18년산 위스키 등을 마시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데 소주 등으론 과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스키에 대한 인기가 치솟자 공병들도 온라인 상에서 거래 또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실제 약 한달 전 번개장터에서 로얄살루트21 폴로에디션 공병이 7만 8000원에 판매된 바 있다.
국내 위스키 열풍에 업계에서도 시장 공략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대표 유통 기업들은 한국형 위스키 증류소를 구축해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높은 세금이 한국 위스키 시장 성장에 최대 걸림돌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은 출고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메기는 ‘종가세’를 위스키에 적용해 72%의 주세를 붙인다. 여기에 교육세(30%) 부가세(10%) 까지 얹으면 세율이 112%로 치솟는데 수입산 위스키는 관세(20%)마저 추가로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