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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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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대단지서 ‘급급매’ 등장…분위기 다시 꺾이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6 15:02

급매물 등장에 2차 하락세 위기론 대두

상승 기대감 낮아 수요 줄고 매물 늘어

전문가 "이러한 분위기 2~3년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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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에서 ‘급급매’ 매물이 등장하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한 축인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에서 실거래가와 억대 차이를 보이는 ‘급급매’ 거래가 등장해 최근의 국지적 반등 분위기가 다시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론이 대두됐다. 이 때문에 최근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등세를 보이던 송파구에서는 2차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 대한 경고다. 반면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W’자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6일 부동산 빅테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17일과 6월 7일 각각 19억원·1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의 최근 거래가는 22억원 중반대에서 23억원 사이였으며 지난달 14일에는 23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때 25억원까지 치솟았던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현재 22억원까지 내려온 상황이라 급급매 거래의 등장은 집주인들에게 2차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매매가가 들쑥날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동 일대에서 2차 하락의 가능성을 비추는 신호는 이뿐만이 아니다.

9510가구 규모 대단지이자 서울 송파구 랜드마크인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일 16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집주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해당 주택은 상대적 고층인 27층에 위치해 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은 최근 19억원 중반에서 20억원 초반대 가격에 거래를 이어오고 있었다. 매매가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엎치락 뒤치락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현재 해당 면적 매물은 최근 거래가보다 1억5000만원가량 낮은 17억8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처럼 급급매 거래가 발생하는 상황은 집주인들의 매도 성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기준 잠실엘스의 매매 매물은 213건으로 전세 매물(253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세 매물 419건, 월세 매물 197건인 것에 비해 매매 매물은 847건으로 매매 물건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이는 현재 집주인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며 향후 급급매 매물이 속출할 수도 있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만약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면 향후 상승세를 탈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전·월세 매물이 매매 매물보다 월등히 많아야 정상이지만 지금처럼 매매 물건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급급매 물건이 나올 수 있으며 이는 전체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가락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헬리오시티에 관한 수요는 줄어들었고 더 이상 나올 정부 정책도 없는 상황"이라며 "집주인들이 그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물건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헬리오시티는 완만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향후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송파구에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 게임이다"라며 "현재 상황에서 집값이 더 올라줘야 하는데 뚜렷한 호재도 없고 정체되는 느낌이 강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분위기를 감지하고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향후 추가적인 규제 완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송파구 대단지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2~3년 동안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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