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각사 투자계획 취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경기 불확실성과 장기 불황 탓에 ‘비상경영’을 선포했던 산업계가 미래 신 성장동력원으로 꼽히는 사업 부문에는 통 큰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경영 환경이 전방위로 녹록지 않지만 미래 성장동력원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만큼 초격차 기술력과 공급망 확보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성장 사업에 대해선 과감한 투자나 투자 계획을 이어가고 있다. 무조건적인 비용 절감 보다, 이차전지와 수소, 바이오 등 미래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익 창출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향후 7년간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12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빠르게 성장하는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니켈 등 소재부터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오는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에 6조원, 친환경 소재에 3조원, 혁신 신약에 1조원 등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 이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임직원 대상 이메일에서 "한계 사업에 대한 구조개혁을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하겠다"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트레이딩 에셋화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의 투자 행보도 눈 여겨 볼 수 있다. 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을 고려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의 경우 올해 1분기 생산 설비 확장에만 2조1586억원을 투입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시설투자 명목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1조8104억원을 집행했다.
최근 출범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수주잔고 15조원, 2025년까지 20조원을 달성하겠다며 동박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박인구 경영기획본부장은 "동박 공장은 대규모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1만t을 증설할 때 통상 1500억~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된다"며 "2028년까지 24만t의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내부 및 외부 현금 조달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최근 인수한 한화오션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 동시 건조가 가능한 실내 탑재 공장 신축을 위한 투자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한화오션이 수상함 분야에서 보인 최고 수준의 노하우에 국내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춤으로써 대한민국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방산 수출 확대에도 앞장 서겠다는 목표다.
한화솔루션은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고성장 예상되는 태양광에 집중 투자 중이다. 일례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산업계는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고 해도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의 끈은 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배터리소재 한 관계자는 "미래 핵심 사업이라 꼽히는 배터리나 수소 등 관련 시장 선점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라며 "아무리 비용 절감을 한다고 해도 주요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과 설비 구축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