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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시한폭탄’ 프리고진, 그에게 달린 득실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6 10:18
Russia Ukraine Wagner Group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남긴 반란 여파로 관련 전망이 바쁘게 쏟아지고 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우크라이나와 서방 등 이해 당사자 간 득실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푸틴 대통령에게 예상치 못한 ‘한 방’을 먹인 프리고진의 앞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 반란 중단’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최소 3차례 이상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날 협상에 따른 후속 조처나 세부 사항 등 향후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체류 관련 내용이 주요 논제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리더십 위기 상징이 된 프리고진과 관련해 갖는 ‘난처한’ 입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푸틴의 꼭두각시’로 평가돼온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 사태 중재에 나선 데 대해 "푸틴은 프리고진과 직접 협상하는 수준까지 자신을 낮추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프리고진과 직접 대화하는 것조차 푸틴 대통령의 ‘급’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그를 벨라루스로 보내주는 데 합의했더라도 자신의 권위를 훼손한 그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프리고진 처리에 나서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가운데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프리고진을 다시 통제 하에 둬 전쟁에 활용하고 리더십을 재증명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서방 역시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영국군 전 참모총장을 지낸 리처드 대낫 상원의원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효과적인 규모의 군사력을 모으게 되면 이는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안이 끝났다는 인상을 줘도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측면을 잘 관찰하고, 일부 방향 전환이 가능한 부대를 둬 벨라루스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복귀할지, 러시아 정규군으로 통합될지 등 향후 전개에 대해선 예측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프리고진이 요구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처벌 문제 등이 걸린다.

앞서 러시아 군사 엘리트 세력과 갈등을 빚어왔던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 군 당국 손을 들어준 직후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 중단 합의 뒤에도 러시아는 군 수뇌부 처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다시 얻기 위해 전쟁 중인 군 수뇌부를 처벌한다면, 우크라이나 대반격 상황에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요구를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그의 ‘권위’에 강한 회의감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아프리카 대륙도 프리고진 행보에 따라 갈등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이 과거 자신이 전투를 벌인 경험이 있고 추종 세력이 있는 아프리카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그너그룹은 내전이나 쿠데타 등으로 혼란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정부군이나 유력 군벌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광물 채굴권 등 각종 이권을 챙겨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런 식으로 아프리카 전역에 주둔 중인 바그너그룹 용병이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도 바그너그룹이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국가 최소 8곳에서 활동하며 해당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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