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산에너빌리티의 8MW 해상풍력발전기 |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기술과 제품에 기대하던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태양광 시장에선 한화솔루션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솔라원(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에 근무하며 독일 태양광 기업인 큐셀을 인수하는 등 태양광 전 부문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재료비 상승과 물류비 부담 등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환경 탓에 지난해 상반기까지 부진을 맛봐야 했다. 실제로 2020년 4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의 본격화로 북미 시장 투자가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약 430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자국 내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고 재생에너지를 큰 폭으로 늘리는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화큐셀의 북미 시장 점유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추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한화큐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2022년 주택용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약 6GW다.
품질력과 기술력도 인정 받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이유피디(EUPD)가 선정하는 ‘태양광 톱 브랜드’에 유럽에서 9년 연속, 호주에서 7년 연속으로 뽑히며 수년 째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독일에서 역시 3년 연속으로 ‘생활소비재 어워드’ 태양광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해상풍력 부문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눈에 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0년대부터 박지원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해상풍력에 오랜 시간 심혈을 쏟았다. 그 결과 현재 한림해상풍력을 포함해 오늘날까지 총 98기의 풍력발전기를 제작했다. 또 아시아 최초 3MW급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19년에는 5.5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국제기술인증을, 2018년엔 8MW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까지 개발하는데 이르렀다. 발전기에 장착되는 블레이드와 허브, 나셀 등 주요 부품의 국산화도 성공했다.
해상풍력 기술력이 강화되면서 해외 기업과 협업도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해엔 베트남에 있는 자회사 두산비나가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 오스테드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산비나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오스테드가 진행하는 동남아, 아태지역, 유럽 등 전세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풍력발전기의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Monopile)’ 공급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동남아 해상풍력 시장도 노리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신동규 파워서비스 BG풍력·서비스설계 담당 상무는 "내년 정부가 계획하는 15MW급 이상 차세대 모델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두산에너빌리티가 세계 시장에선 후발 주자지만 내년부터 개발을 시작하는 20㎿급 4세대 터빈을 통해 기술격차를 좁히고, 나아가 ‘초격차’를 이룰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