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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과 GM이 합작해 캐나다 베캉쿠아에 건설하고 있는 연산 3만t의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 건설 현장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배터리업계가 이차전지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고자 투자금 확보에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차전지 영토를 두고 펼쳐지는 각축전에서 승기를 잡고자 회사채 발행이나 완성차와 합작사 설립 등의 방법으로 실탄 확보부터 충분히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2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온과 포스코퓨처엠 등 내로라는 배터리업체들이 투자금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LG엔솔은 전날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출범 후 첫 회사채 발행이다. 이번 회사채는 2년물, 3년물, 5년물로 구성돼 있으며, 발행 신고금액은 5000억원 규모다. LG엔솔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더욱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엔솔은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 관련 설비투자(CAPEX)에 6조3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50% 이상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온도 프리IPO를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일 이사회을 열어 SK온 투자유치를 위한 주주 간 계약 체결의 건을 승인했다. 지난달 24일엔 MBK컨소시엄으로부터 유치한 8억달러(약 1조500억원) 한도 승인 때와 마찬가지로 SK이노베이션, SK온, 신규 재무적투자자(FI) 간의 계약이다. SK온은 이 FI로부터 4억달러(약 5300억원)를 투자 받을 예정이다.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이 FI는 MBK컨소시엄의 일원으로 SK온 투자에 합류했다.
이로써 SK온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확보한 금액은 최대 8조1700억원에 이른다. 앞서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으로부터 1조2000억원, 모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 MBK컨소시엄과 SNB캐피탈로부터 각각 8억달러, 1억4400만달러 한도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유로본드 1조2000억원, 차입금 2조원 등도 있다.
SK온은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재원 확보를 통해 재무구조를 보다 견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해외 완성차업계인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는 방법을 택했다. 지난 2일 북미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2단계 투자에 나서, 양극재 생산공장 증설과 중간소재인 전구체 공장의 신설을 2026년 완공 목표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얼티엄캠은 증설 라인에서 제조할 하이니켈 양극재를 GM과 LG엔솔의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에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9년간 약 13조1800억원)도 추가로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시장 확대 가능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양극재 합작사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향후 관련 시장에서 펼쳐지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한 업체들의 재원 마련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업체 한 관계자는 "배터리 외에 석유화학이나 완성차 업체들까지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산업구조도 재편되고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결국, 충분한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이뤄져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에 재원 마련을 위한 업체들의 행보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