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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벨라루스 핵무기, 푸틴 ‘포스트 우크라이나’ 한 수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9 20:51
Flag raising ceremony in St Petersburg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에 정해진 기한이 없다고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반격 시작 뒤 전쟁이 ‘절정’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무기 총구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겨누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알렉세이 폴리슈크 러시아 외교부 독립국가연합(CIS) 2국장은 18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영토 내 러시아 전술 무기 배치 기간에 대해 양국의 협약은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이들 무기를 철수할 만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과 나토가 더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영토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를 결정한 것은 "주로 미국과 NATO의 공격적 정책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며 "물론 미국이 유럽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하고 그 기반 시설을 없앤다면 러시아는 선제적으로 벨라루스에 배치한 핵무기를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슈크 국장은 이어 "NATO는 여러 해 동안 파괴적인 ‘합동 핵 작전’을 벌여왔고,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하면서 우리의 안보 문제와 관련된 정당한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에 부득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합당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벨라루스에 배치한 핵무기 통제권을 러시아가 갖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배치가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모든 국제적 의무와 상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또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핵탄두와 달리 우리의 핵무기는 벨라루스 영토 내에서도 러시아의 방어 구역에서 가까운 곳에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푸틴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인사들은 이미 핵전쟁을 수시로 거론해왔다.

이는 서방 개입 억제를 위해 ‘최악 시나리오’를 거듭 위협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폴리슈크 국장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미국·나토에도 ‘무기한 배치’를 위협한 것이다.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해서도 ‘포석’을 깔아둔 바 있다.

그는 "만약 미국에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더라면 평화로운 사태 해결 방안을 따를 수 있었을 것임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 행정부와 대화 준비가 돼 있으나 현재는 거의 접촉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전쟁이 양측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인 가운데, 종전 협상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달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터에서 가능한 한 많이 전진해 협상 테이블에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앉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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