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중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1년 기준 연 3.8%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을 5000억원 한도로 연 4.0% 특판을 진행했는데 한도가 다 소진되며 이날 다시 연 3.8%로 내려왔다.
케이뱅크는 3개월, 6개월 상품 정기예금 금리도 0.2%포인트씩 인상했다.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상품 금리는 연 3.3%에서 연 3.5%로,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금리는 연 3.4%에서 연 3.6%로 올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 혜택 강화 차원에서 시장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뿐 아니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지난달 18일 기준 1년 만기 연 3.62%에서 이날 기준 연 3.73%를 적용해 20일 동안 연 0.11%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플러스예금이 시중금리를 반영하고 있다"며 "채권 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오르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은 지난 4월 14일 3.521%를 기록한 후 꾸준히 올라 지난달 30일 3.920%로 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한 상태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채는 레고랜드 사태 때 발행이 중단됐다가 이후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등에 따라 발행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채권은 발행 물량이 많아지면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금리는 상승한다.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정기예금) 금리도 1년 만기 기준 지난달 18일 연 3.43%에서 이날 연 3.58%로 0.15%포인트 올랐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1년 만기 금리는 4월 20일 연 3.6%에서 지난달 22일 연 3.7%로 약 한 달간 0.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 또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5915억원으로 전월 대비 11조8088억원(1.5%)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는 4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잔액도 커졌다"고 말했다.
단 정기예금 금리가 큰 폭으로는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3.873%로 하락한 후 지난 2일 3.845%까지 떨어졌다가 다음날 소폭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더라도 조금씩 오르고 있는 데다 전반적으로는 하락하고 있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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