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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금특화형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대한 자산운용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룸.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연금특화형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순자산총액 10조원이 돌파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사전지정운용(디폴트옵션)이 오는 7월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운용사의 TDF ‘수수료 인하’와 상품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TDF를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는 총 19개사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DF 점유율은 42%로 1위다.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설정액은 8824억원 증가했다. 평균 수익률도 28% 수준이다.
미래에셋의 자체 설계 글라이드 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를 통한 운용전략으로 장기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전략배분과 자산배분 등 차별화된 상품구조를 통해 합성총보수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을 선두의 이유로 꼽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에 130개를 차지하며 전체 상품 중 절반을 차지했다.
2위는 삼성자산운용으로 점유율 19%, 수익률 22%를 기록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의 TDF 상품 중 ‘삼성 한국형 TDF 2050(UH)’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최근 1년, 2년 수익률이 각각 9.70%, 7.92%로 안정적이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3위와 4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으로 각각 점유율 13%, 11%로 집계됐다. 이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수탁고는 1조5000억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700% 가까이 늘어났다.
TDF란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시기별로 알맞은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다. 투자자가 목표로 하는 은퇴 시점에 따라 펀드가 알아서 주식·채권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게 특징이다.
TDF로 운용되는 연금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1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TDF가 성장세를 보인 것은 2018년부터다. 퇴직연금 내 TDF 적립금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2배 이상 급증했다.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TDF에 대한 퇴직연금 자산투자 비중을 기존 70%에서 10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다.
수익률도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TDF의 누적 수익률은 15.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물가 누적 상승률(11.6%)과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누적 수익률(9.1%)을 웃도는 수치다.
TDF는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배분과 운용전략이 바뀌게 되는 상품 특성상 디폴트옵션의 취지에도 잘 맞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보다 먼저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미국 사례를 비춰봤을 때도 제도 도입 이후 TDF 시장은 고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연금 시장은 2006년 미국식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이후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TDF 역시 2021년 말 기준 1조8000억 달러 규모까지 순자산이 늘어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DF는 연금 상품에 잘 부합한다"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TDF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각 운용사별 수익률, 상품 구성 등을 앞세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만큼 TDF 보수를 재차 인하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작년 디폴트옵션 시행에 맞춰 TDF 보수를 두 세번 인하했는데, 추가 인하하거나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 이미 총 운용보수가 0.3∼1%대 수준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0%대 보수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