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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국내 지점 수가 700대로 떨어졌다. 증권사의 업무가 점차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지점들을 거점·대형화하며 최근 1년 새 40곳가량이 줄었다. 이 과정에서 노인층과 비수도권 지역 투자자의 소외현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 수가 700대로 떨어졌다. 증권사의 업무가 점차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지점들을 거점·대형화하며 최근 1년 새 40곳가량이 줄었다. 이 과정에서 노인층과 비수도권 지역 투자자의 소외현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 수는 798곳으로 1년 전(835개)보다 37곳 줄어들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증권으로, 43곳에서 29곳으로 14개 축소됐다. 신한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각각 5곳을 줄였고, 한화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4곳씩 축소했다. 그밖에 한국투자증권(3개), NH투자증권(2개), 대신증권(2개), IBK투자증권(2개)도 지점 수를 줄였다.
증권사 국내 지점 수는 5년 전인 2018년에 처음 1000곳 밑으로 떨어진 뒤 줄곧 감소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지점에 방문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모 지점의 경우 하루 방문 고객이 1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증권사 사업구조도 투자금융(IB) 등으로 다변화해, 굳이 임대료 등 운영 비용을 써가며 지점을 여러 곳 운영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증권사들은 인근 지점들을 통합해 대형·거점화하고 있다. 주식·채권 등 각 분야에 특화된 프라이빗뱅커(PB)들을 한데 모아 고객이 한 지점에서 손쉽게 다양하면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게 하자는 전략이다.
이는 자산운용에 적극적인 고액 자산가에 적합한 서비스인 만큼, 주로 서울 강남지역에서 지점 통합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에는 NH투자증권이 신사 및 교대역 WM센터를 각각 인근 압구정 및 강남대로 WM센터로 통합했다. 한화투자증권도 기존 강남파이낸스센터(GFC)·잠실 올림픽·반포 지점을 인근 지점과 합쳤다. 신한투자증권도 방배동과 반포동에 있던 센터들을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로 통합시켰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외 지역의 지점 축소 사례도 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1년 새 축소한 지점 5곳 중 4곳이 부산·울산·창원·광주의 지점이었다. 한국투자증권도 대전·마산의 지점을 1곳씩 줄였고 유안타증권은 대구 지점 2곳과 김해 지점 1곳을 축소하는 등 다수 증권사가 비수도권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해 줄여나가고 있다. 100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비교적 수익이 덜한 비수도권 지역의 지점들을 하나 둘 없애고 있는 것이다.
단 이 과정에서 노인층과 비수도권 투자자들의 소외가 심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지 않은 노인층 등이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도, 증권사 지점 축소로 주식투자 접근성이 약해져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이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