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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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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던진 한전 주식 1조3000억원 개미가 받아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9 09:21

15일 요금 인상 발표 이후 주가 4.3% 하락



아직 시장의 기대치 못미친다는 평가 우세



가스공사, 미수금 11조원… 목표주가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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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요금 인상에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증권가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한전 에너지관리시스템.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한국전력(한전)과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요금 인상에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증권가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이달 중순 이후부터 외국인이 1조3000억원 넘는 물량을 던졌고 이를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갔다. 당분간 주가를 반등시킬 만한 요소가 없지만,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만큼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행보가 어떤 결과를 부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 최악의 적자 한전, 요금 올랐지만 갈길 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 주가는 지난 15일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후 4.3% 떨어졌다. 연초 이후 하락폭도 4.33% 수준이다.

한전 주가를 이끌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탈했다. 15일부터 2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한전 주식 누적 순매수액은 각각 -1조3600억원, 745억원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액은 1조2578억원 수준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소화한 셈이다.

앞서 정부는 16일부터 당정 협의를 거쳐 전기요금을 킬로와트(kWh)당 8원을 올렸다. 이는 1분기 kWh당 13.1원 올린 데 이은 추가 인상이다. 일반적으로 요금인상은 한전에 호재로 받아드려져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인상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한전이 이번 인상으로 약 2조66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한전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액만 6조1776억원에 달해 사실상 문제를 해소할 순 없는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인 32조6000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요금 인상은 한전의 1개 분기 흑자전환에도 부족한 규모"라며 "전력 사용 성수기인 3분기가 지나고 10월엔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고려할 변수가 많아 전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업계에서는 고물가 부담 등으로 kWh당 10만원 미만의 인상이 유력하게 전망됐다며 재무구조 개선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정이 한전 요금 인상에 대한 "며 "자구책을 통한 비용 개선, 원가 개선 요인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선제적인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수금 11조원’ 가스공사, 목표주가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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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계량기.


전기요금과 같은 날 가스요금도 메가줄(MJ)당 1.04원으로 올랐다.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2만5950원으로 연초 대비 21.9%나 빠졌다. 가스공사 주가는 인상 발표일인 15일 이후 현재까지 0.7% 떨어지면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정상화는 미수금이 쌓여가고 있는 만큼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2021년 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6000억원으로 폭증했고, 올해 1분기까지 11조6000억원으로 또 늘어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올해 MJ(메가줄)당 10.4원 인상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1분기 요금이 동결됐고 이번에 1MJ당 1.04원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올해 남은 3·4분기에 9원 가량을 올려야 하지만, 지난해 가스요금 38% 인상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은 만큼 추가 인상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되 목표주가는 일제히 내려 잡고 있다. 키움증권은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낮췄다. 신영증권도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4만원으로 내려잡았다. 현대차증권도 기존 4만7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의 현재 관건은 민수용 미수금인데, 요금 인상에도 당장 의미 있게 감소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천연가스값이 올해 들어 하락하고 있어 민수용 미수금은 3분기에 정점을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공사 주가는 이미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며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국내 천연가스 도입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미수금 회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당장 배당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미수금이 감소하고 향후 배당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주가 재평가 기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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