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양성모

paperkiller@ekn.kr

양성모기자 기사모음




증권사, CFD 사태에 빌려주고 못받은 돈 5500억원 연중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9 10:00

위탁매매미수금 잔액 급증… 반대매매 우려감



투기성 자금 조달 수단이 미수거래로 이동

555557.jpg

▲(단위 :백만원.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차액결제거래(CFD) 무더기 하한가 후폭풍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단기로 증권사로부터 빌린 위탁매매미수금 잔액이 55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하락장이 이어질 경우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온다.


◇ 위탁매매미수금 2년 6개월만에 최대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위탁매매미수금 잔액은 5436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4일에는 전날(5070억4000만원) 대비 8.90%(451억4600만원)가 증가한 5521억86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21년 11월 16일에 기록한 6445억4300만원 이후 2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수거래는 증권회사가 정한 위탁증거금만을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증권회사가 정한 위탁증거금율이 40%인 경우 투자자가 1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 한다면 현금 40만원을 위탁증거금으로 납부하고 나머지 60만원은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상환 기관이 짧아 3거래일째 투자자가 차액인 60만원을 입금하지 못하면 미수가 발생하고, 4일째부터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만일 반대매매를 거치고 난 후에도 미수금액이 남아있을 경우 투자자는 연체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위탁매매 미수금 증가는 하락장에서 주가 추가하락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위탁매매미수금은 CFD 사태가 벌어진 5월 초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5월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은 4966억4100만원으로 4월(2330억3500만원)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이달 일평균 위탁매매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 역시 490억2200만원으로 전달(176억5400만원)보다 177.68%가 늘었다.


◇ 투기성 자금 미수거래로 대거 이동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큰 폭의 하락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도물량이 집중될 경우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반대매매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위탁매매미수금이 증가한 배경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비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투기성 자금 조달 수단이 미수거래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큰 폭의 주가상승 이후 낙폭을 보이는 종목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투기적 수요의 투자금액 수준이 이전 대비 낮은 것이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 도달과 각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종목의 증거금 비율 상향조정으로 신용융자 체결수준은 하락했다"면서 "현재 증시 미수금과 반대매매금액의 고점이 과거 조정 국면과 다르게 하락하지 않은 채 고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실적과 밸류보다는 저변동성 종목이나 규모(Size)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기적 자금의 수요가 CFD와 신용융자 부담을 갖고 있다면 중요한 것은 절대 수익"이라며 "시가총액 규모 상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고, CFD 등과 연계돼 있어도 시장에서 충격을 소화할 수 있고, 하한가 사태 때의 CJ와 같은 바텀피싱이 유입될 수 있는 초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의 안전지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paperkiller@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