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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상장사 임원들이 자신이 보유중인 회사 주식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어 주목된다. 주식 매각 자체가 문제는 없지만 회사의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임원들의 주식 매각은 시장에 고점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 24일 코센의 이재준 상무는 지난 5월 23일 보유주식 5만6746주를 4차례에 걸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가는 평균 5085원으로 현금화 한 금액은 총 2억8783만8590원이다.
소룩스의 이필열 부사장도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 5월17일부터 23일까지 5차례에 걸쳐 3500주를 주당 평균 4620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금화 한 금액은 5042만7000원이다.
◇ 임원 지분매각 고점 신호 해석될수도
또 쏘카의 위현종 본부장은 5월 17일부터 23일까지 5차례에 걸쳐 총 7359주를 주당 평균 1만7218원에 매도했다. 이로써 현금화한 금액은 1억2659만원이다.
코스메카코리아 조현대 전무는 5월15일부터 17일까지 3차례에 걸쳐 보유지분 1만주를 주당 평군 1만5613원에 매각하며 1억5489만원을 챙겼다.
HLB바이오스텝의 황순석 상무는 지난 19일 1만2123주를 평균 4905원에 매각했다. 현금화한 금액은 5946만3315원이다.
보유중인 주식을 가장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다는 건 시장에 고점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실제 공시 다음날인 이날 이들 종목 상당수가 장 초반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코센은 장 초반 하락 출발하며 오전 장중 4470원까지 하락했고, 쏘카역시 1만7000원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메카코리아와 HLB바이오스텝 역시 오전 장에서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상장사 임원들의 주식 매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에코프로비엠 계열사 임원들도 보유중인 주식을 잇달아 매각한 바 있다. 일례로 박재하 에코프로 전무는 지난 4월 17일 보유중인 에코프로주식 1924주를 60만7604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현금화 한 금액은 11억7000만원이다. 허태경 에코프로에이피 대표와 김명선 에코프로에이치엔 사외이사도 에코프로비엠 주식 1만1220주, 500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 카카오페이 블록딜 사태 잊지 말아야
카카오페이는 사내임원의 주식 매각으로 주식 시장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초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스톡옵션을 행사한 후 약 450억 규모의 카카오페이 주식 23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외에도 8명의 임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총 469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로 인해 11만원이 넘던 주가는 10만원이 깨졌고,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상장회사의 임원이나 주요 주주와 같은 내부자가 회사 주식을 매매할 경우 최소 30일 전에 매매계획을 공시하는 내용의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사와 감사 및 임원을 비롯 10%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요주주는 주식수의 1% 이상 또는 거래금액 50억원 이상을 매매하려는 경우 매매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특히 매매예정 가격과 수량, 매매예정시간 등 거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임원이 주식을 매매할 경우 고점이라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경우도 회사 임원들의 주식 매매여부에 일희일비 하기보다 재무구조나 미래가치를 더 비중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