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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 '낮아진' 은행주...주가 '반전' 노리는 비은행 금융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3 16:17

금융지주 주가 한 달간 박스권

충당금 적립 부담에 매력도 ‘뚝’



한화손보 임직원 자사주 매입

메리츠금융, 외인 지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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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주춤하는 사이 한화손해보험, 메리츠금융지주 등 비은행권 주요 금융사들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것을 전후로 외국인 지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1개월간 4만9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 주가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1개월간 0.7% 오르는데 그쳤고, 신한지주 주가도 3만5000원대에 갇혀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약 3% 오르는데 그쳤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기조로 시중은행을 비롯해 금융지주사 전반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고정이하여신(NPL)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정립했는데, 최근에는 모든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대폭 늘리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부양이나 주주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데, 현재로서는 자사주 매입에 나설 만한 타이밍이 아니라는 게 금융권 전반의 분위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CEO 입장에서) 자사주 매입도 물론 고려 사항이긴 하지만,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전반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주력할 시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비은행 금융사들은 CEO들이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최근 임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한화손해보험이다. 이 회사는 나채범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한 것을 비롯해 이명균 상무(4805주), 하헌용 상무(3720주), 김승균 상무(2600주), 안광진 상무(1000주) 등도 자사주를 잇달아 사들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것을 전후로 외국인 지분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메리츠금융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96%에서 이달 현재 16%대로 상승했다. 이 회사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3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리츠금융이 누적으로 진행한 주주환원 규모를 총 4127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회사가 올해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린다고 가정하고, 주주환원율 50%를 감안하면 약 6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이 아직 남아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율 50%에 대한 질문에 "새 회계기준(IFRS17)을 적용했을 때 추산되는 이익을 갖고 여러 시뮬레이션과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쳐 발표한 수치"라며 "금융당국과의 이슈는 물론 세법상 배당가능이익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IFRS17 시행에도 주주환원율 50%라는 약속을 지키는데 문제가 없음을 피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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