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과반 미달…28일 결선투표 유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15 08:43
COMBO-FILES-TURKEY-POLITICS-ELECTION

▲튀르키예 대선 후보 에르도안(왼쪽)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는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주 뒤인 오는 28일 결선투표를 진행할 가능성이 유력해보인다.

15일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 현지 방송 등에 따르면 개표율 95% 기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득표율은 49.5%를 기록했다. 야권 단일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8%를 얻었다.

최종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은 개표율 50% 상황까지도 52%를 넘기는 등 과반 득표로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 점쳐졌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50%선이 무너졌다.

반면 초반 37%에 그쳤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은 꾸준히 상승해 45%까지 따라붙었다.

이번 결과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승리로 기울었던 선거 전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지난 11일 여론조사 기관 콘다(Konda)가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43.7%의 지지율로 49.3%를 얻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 5.6%포인트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일부 조사에서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지지율이 50%를 넘기기도 했다.

야당은 개표 중반부터 관영 아나돌루 통신의 개표 보도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자신들이 승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하는 것은 국민의 의지를 도둑질하는 것"이라며 "투표함을 모두 개봉한 뒤에야 결과를 공식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우리는 오늘 밤 잠을 자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를 주관하는 최고선거위원회(YSK)에 대해 모든 지역의 개표 결과를 반영하라고 경고했다.

이번 대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20년간 다져온 통치 기반을 토대로 사실상 종신집권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2033년까지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 헌법에 따라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추가 5년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대선 결과는 국제사회도 주목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미소를 지을 테지만, 러시아는 중요한 경제적·외교적 협력자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튀르키예가 나토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각종 제재에 불참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고 있어 나토 동맹들의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 서방에 있어서는 결속을 이루는 데 튀르키예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선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율 94% 상황에서 AKP가 주도하는 인민연합의 득표율은 49.6%로 예상 의석수는 324석이고, CHP가 주도하는 국민연합의 득표율은 35%로 예상 의석수는 211석이다. 튀르키예 의회 전체 의석수는 600석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