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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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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하드캐리하던 2차전지주, 단기과열에 투심 식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10 16:13

기로에 선 2차전지주, 주가 일제히 하락

1분기 에코프로 4배 가까이 올라 "과열"



잇단 매도보고서…고평가 논란에 불붙여

“성장성 견고하지만 주가 조정과정 필요”

에코프로

▲1분기 국내 주식 시장 상승장을 견인해온 2차전지주가 최근 과열 논란을 겪으면서 숨고르기에 접어들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김기령 기자] 1분기 국내 주식 시장 상승장을 견인했던 2차전지주가 최근 과열 논란을 겪으면서 숨고르기에 접어들었다. 2차전지주가 고평가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며 증권사들이 매도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들어 2차전지 대장주들 역시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2차전지주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과도한 상승에 따른 장기 하락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올해 1분기 2차전지주의 과열현상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 1분기 대장주에서 고평가 논란에 약세로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주식 시장에는 말 그대로 2차전지 돌풍이 불었다. 2차전지와 관련된 지수와 ETF는 모두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테마 지수인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지난 1분기 30.65%가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SKIET(SK아이테크놀로지) 등 최근 주가가 크게 급등한 1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을 모은 ETF 성적도 올랐다. ETF의 3개월(지난 1~3월) 수익률 분석 결과, ‘TIGER 2차전지테마 ETF’의 3개월 수익률이 59.36%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해당 ETF의 종목 구성 비중은 포스코퓨처엠(11.16%), 에코프로(11.05%), SK이노베이션(10.46%) 등으로 1분기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 위주로 구성돼 특히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의 배터리 소재 계열사로 올 들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종목에 꾸준히 오르는 등 활발하게 거래됐다. 지난 1월3일 18만7500원이던 주가는 지난달 19일 52주 최고가인 42만2500원까지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 2차전지 돌풍을 주도해온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동안 각각 383.9%, 143.7% 상승했다. 이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코스닥 상장사 시가총액 1위, 2위 자리에 나란히 올라섰다.


◇ 잇단 ‘매도 리포트’에 주가 빠지고 투심 꺾여


그러나 2차전지주 주가는 최근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증권가에서 밸류이에션(실적 대비 주가)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다.

지난달 12일 하나증권이 에코프로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하면서 주가 과열 우려가 증폭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현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며 위대한 기업이지만 현재 기준 좋은 주식이라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매도 의견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3일 에코프로비엠의 현재 주가는 2030년까지의 예상 성장 반영된 상태라 판단하고 매도로 투자의견을 추가 하향했다.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등도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증권사들이 매도 리포트를 잇따라 내놓자 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되면서 2차전지주 주가가 꺾이는 양상이다. 이날 에코프로는 59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60만원 선이 무너졌다. 52주 최고가인 지난달 11일의 82만원에 비해 28.04%가 떨어졌다.

이 가운데 2차전지 종목의 1분기 실적 악화 소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차전지 양극재 회사인 엘앤에프는 지난 1분기 160억7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역시 404억원으로 전년 동기(530억4600만원) 대비 23.8%가 감소했다.


◇ 본격 하락세냐 단기 조정이냐, 의견 엇갈려

다만 이러한 주가 하락세가 단기간에 그칠지, 장기화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고평가 논란에 따른 단기 조정수준으로 그칠 것이라는 긍정 전망도 나온다. 주가가 단기간에 과열된 만큼 조정 과정에 접어든 것일 뿐 다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서 단기 조정을 거칠 수는 있다"면서도 "연간 가파른 성장률과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세그먼트 확대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밸류 부담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높은 성장성과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주가는 단기적 과열구간"이라며 "최근 상승한 주가가 설명 가능한 유의미한 펀더멘탈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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