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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받고 주가 올리고'...금융지주 회장님의 해외세일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9 17:11

KB 윤종규·하나 함영주 회장 당국과 해외출장



금융사는 투자 유치 활동, 금감원은 지원사격



만년 저평가 금융주, 외국인 투심 잡기 나서

금융감독원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외 투자설명회(IR)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있다.(사진=금감원)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해외에서 금융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일본을 찾아 해외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한 데 이어 금융그룹 회장들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이복현 금감원장의 동남아시아 3국 방문 해외 일정을 함께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찾아 해외 투자 유치 지원에 나섰는데, 금융그룹 회장들도 싱가포르부터 동행하며 K-금융 알리기와 해외 투자 유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에서는 금감원과 6개 금융회사가 함께 주최한 해외 IR 행사 ‘INVEST K-FINANCE : SINGAPORE IR 2023’가 열렸다. KB금융, 하나금융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화재, 코리안리 등 증권·보험사도 함께 참여하는 공동 해외 IR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에게 한국의 금융감독 방향 등을 설명하고, 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참여 금융사 CEO(최고경영자)는 글로벌 투자자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디지털 플랫폼 강화와 글로벌 수익 확대"를 강조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와 관련해서는 "선제적인 충당금을 쌓아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했다"고 자신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그룹의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투자자와 직접 소통해 적극적인 투자유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IR은 처음으로 금융당국과 금융사가 함께 글로벌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금융 규제 등으로 코리안 디스카운트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금융사 지원사격에 나선 만큼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금융사에게 해외 IR은 중요하다. 금융주가 만년 저평가 꼬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당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몇 배로 거래되는 지 보여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보면 KB금융지주는 0.4배, 신한금융지주 0.37배, 하나금융지주 0.34배, 우리금융지주 0.3배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율은 높다. KB금융(72.7%)과 하나금융(70.8%)은 70%를 넘어서고 신한금융은 62.4%, 우리금융은 39.6% 수준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면서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는데 공을 들이는 것은 해외 투심 잡기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해외 IR을 진행했다. IR에 직접 나서 신한금융과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 유치를 설득하고, 일본 금융청을 찾아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지원 등을 논의했다.

지난 2~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이 얼굴을 비추며 한국의 자본시장 알리기에 나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해외 IR이 주기적으로 진행되지만 CEO가 직접 참여해 설득하는 것은 무게가 다르다"며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주최하는 만큼 한국 금융에 대한 신뢰를 더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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