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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김기령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암울했던 증권사들이 올 들어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채권운용이익이 회복되고 거래 수수료 등 리테일 부문 매출이 성장한 영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실적 반등이 2분기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SG발 주가조작 의혹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증시를 견인했던 2차전지 급등세도 2분기에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신한투자·한화투자증권 등 1분기 대거 흑자 전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642억원, 당기순이익이 142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영업이익 1272억원, 당기순이익 119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한화투자증권도 영업이익(412억원)과 당기순이익(280억원)으로 전 분기 부진을 만회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83.7% 증가한 2515억원을, 당기순이익은 무려 132.9%가 증가한 184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1324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도 높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1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증권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2395억원, 당기순이익 1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 31.5% 증가한 수준이다. 키움증권 역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2405억원, 당기순이익은 41.5% 증가한 1996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이 개선된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 약화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증권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만큼 올해 강한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1분기에는 채권운용 부문에서 실적을 크게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CFD 중단·2차전지주 고평가 논란 등에 2분기는 ‘주춤’ 예상
다만 1분기 실적 개선에 따른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지난달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증권사들의 신규 먹거리 사업의 일종이었던 차액결제거래(CFD)에 제동이 걸리는 등 각종 변수가 증권사 수익성 악화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SG 사태’ 이후 급격히 줄어든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4000억원으로 202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지난 8일 일거래대금이 코스피가 9조569억원, 코스닥이 8조8683억원으로 17조9252억원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달 24일 시작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CFD가 지목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CFD 신규 가입 등 거래를 중단하고 나섰다.
1분기 증권사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2차전지주 역시 최근 고평가 논란이 나오면서 ‘매도’ 리포트가 쏟아지고 있는 점도 2분기 증권사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고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에 2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1분기보다 낮춰 발표되고 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2분기 NH투자증권 영업이익을 161억원, 당기순이익을 110억원으로 전망했다. 1분기 전망치가 각각 251억원, 18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한 2170억원, 당기순이익은 46.9% 감소한 1400억원에 그쳤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