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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를 일으킨 주가 조작 세력에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키움증권 본사, 김익래 회장(오른쪽).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키움증권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 연관성을 전면 부인한 상황임에도 김 회장의 주가 조작 세력과 내통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직’을 걸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창사 23년 만에 불거진 최대 대주주 리스크를 막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회장의 연관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엔 키움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키움증권으로서도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를 준비 중인 상황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블록딜(시간외 매매)을 통해 다우데이타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원 4300만원을 현금화 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23일부터 9월 26일까지 21차례에 걸쳐 다우데이타 주식 3만 4855주를 집중 매입했다.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입한 것은 2008년 4월 22일 이후 약 14년 만이다.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된 이유는 주가조작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인 라덕연 회장이 김 회장을 언급하면서다. 김 회장이 다우데이터 보유주식을 매각한 이틀 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창구를 통한 대규모 매물 출회가 나왔다. 이후 다우데이타를 포함한 8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실제 김 회장 매수 직후 다우데이타 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급등해 4월 17일 5만원~4만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김 회장이 지분을 처분한 4월 24일부터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30%)를 찍더니 연일 하락세를 기록, 현재 1만원 대로 폭락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살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이 추가 매입을 하기 직전 김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은 67.07%로 과반이 넘은 상태였다. 특히 다우데이타는 지난해 6월말 영업이익이 전년동기(6983억원) 대비 40.5% 급감한 4158억원으로 실적 개선세도 없었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요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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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
이와 관련, 황 사장은 "라 대표를 저희도 김 회장님도 알지 못한다. (라씨와) 전혀 일면식도 없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쪽은 이날 라 회장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 했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계획하던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접수는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국내 9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받은 뒤 초대형 IB 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금융감독원은 합동 수사팀은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 처분 관련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세력 연루 가능성과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주식 매도에 나섰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대주주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최대주주에 대해 2년마다 적격성을 심사, 유지요건을 점검하고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증권사 중 대주주 요건으로 곤혹을 치룬 선례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하면서 관련 심사가 중단된 바 있다. KB증권도 지난 2017년 초대형IB 진출 이후 채용비리 건으로 지난 2019년 가까스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증권가에서도 김 회장의 관계성에 대해 확답을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의 SG사태 연루설과 관련해 불확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는 나오고 있다"며 "만일 조사에 착수한다면 키움증권의 초대형 IB인가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