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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억울하다"는 주가조작 사태…핵심인물 3인으로 본 타임라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2 16:22

김익래·라덕연·임창정 모두 '혐의 부인'

라덕연 "이득 본건 김회장...난 손해 봐"



김회장 "근거없는 모함, 명예훼손 고소"

임창정 피해자 주장 속 관련 정황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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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호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벌어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를 둘러싼 주가조작의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핵심 관련자로 보이는 인물들 모두가 "억울하다"며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주가조작의 설계자로 지목받는 ‘라 회장’ 라덕연 호안 대표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의 소송전을 예고하자, 김 회장 역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라 회장을 고소한 상태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방검찰청·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이 구성되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이상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건의 주요 인물로 지목된 라 대표와 김익래 회장은 각자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연예인 임창정씨도 주가조작 세력의 사실상 조력자 중 한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역시 본인은 관계성을 부인하는 중이다. 사건 초기 주요 인물로 지목된 3인이 모두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들을 중심으로 사건의 발자취를 다시 더듬어 봤다.


◇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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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는 지난 24일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통해 8개 종목에 대량 매도 물량이 집중, 별다른 내부 이슈가 없음에도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사건이다. 정확한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약 수년에 걸쳐 주가를 끌어올리던 세력이 급하게 매물을 팔아치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익래 회장은 이번 폭락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주가폭락 피해 종목 중 하나이자 자신의 계열사인 다우데이타의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한 바 있다. 이에 김 회장이 미리 주가조작 세력의 움직임을 예견하고 미리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투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김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 회장 측은 현재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키움증권의 황현순 대표도 지난달 28일 김 회장의 의혹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직도 걸 수 있다"고 강경히 반박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지분 매각은 시점상 우연일 뿐이라는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그룹 회장인 만큼 황 대표가 잘 알고 있는 사이기에 그만큼 믿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수사절차나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서는 따로 전달받고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 라덕연 투자자문사 ‘호안’ 대표 "억울하다"


일명 ‘라 회장’으로 알려진 라 대표는 현재 이번 주가조작 사태를 일으킨 세력의 핵심 인물로 거론된다. 투자를 일임한 투자자들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 주식 계좌를 만든 뒤 통정거래로 수년간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이다.

이에 라 대표는 지난 28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통정매매를 제외한 일체의 혐의를 부인, 오히려 김 회장을 주가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김 회장은 하한가가 발생하기 전 주식을 처분해 이득을 취했지만, 자신은 오히려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으니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라 대표는 곧 김 회장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며, 배상금을 받는대로 투자 피해자들의 재산상 피해를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이 주장에 반발, "근거 없는 모함"이라며 이날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를 고소하기도 했다. 라 대표는 아직 이들에 대해 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 대표는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과 주식회사 선광도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했다. 김영민 회장 역시 주가 폭락 사태가 있기 전인 지난달 17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서울도시가스 10만주를 매도해 457억원을 현금화한 바 있다. 선광 측 역시 비슷한 시기 대량의 공매도 물량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도시가스 측은 본 의혹에 대한 질문에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 연예인 임창정씨 "투자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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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SNS


임씨는 현재 주가조작 세력에 자신의 신분증을 맡기고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조작 세력은 이 투자금을 한 때 60억원까지 불렸고, 임창정 부부의 신분증을 이용해 신용거래까지 실시한 정황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임씨는 주가조작 세력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정하는 중이다. 현재 지목되고 있는 주가조작 세력에 투자한 것은 맞으나 ‘좋은 투자 기회’로 여겨 진행한 것일 뿐, 자신 역시 큰 손해를 본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지난달 27일 임씨는 자신의 SNS 계정에 "누구에게도 금전적 피해를 입힌 일 없고 잘못된 이득을 취한 적 또한 없다"며 "무지함은 꾸짖으시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로 비난하진 말아달라"고 게시했다.

그러나 이후 임씨가 주가조작 세력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계속해서 공개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0일 한 식당에서 열린 주가조작 세력의 파티에 임씨가 참석한 영상이 공개됐으며, 또다른 주요 인물인 라 대표와 법인을 세운 정황이 보도되기도 했다. 주가조작 수사를 담당한 합동수사팀은 아직 임씨를 수사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지만, 곧 피의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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