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유승

kys@ekn.kr

김유승기자 기사모음




[K-스타트업의 도약 36] 유니유니 "화장실 ‘몰카’ 설치부터 원천차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7 17:30

■ 불법촬영 예방 솔루션 'Savvy' 개발



화장실 내 낙상사고·위생관리 데이터 종합서비스



전국 설치 확대, 만족도 96%…'쌔비우먼' 곧 출시

KakaoTalk_20230501_134806440

▲한수연 유니유니 대표. 사진=김유승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23050101000043900001563

[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어떻게 하면 불법 촬영을 막고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막연한 불안과 공포심을 덜어줄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유니유니’는 이같은 고민을 사업 아이디어를 삼아 비식별 데이터로 행동 패턴을 분석해 범죄자의 행동을 감지하고 불법 카메라를 설치할 수 없도록 사전 제지하는 것에서 답을 찾았다. 불법 카메라가 설치된 뒤에는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행동을 감지해 사전에 막기 위한 예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지난 2020년 창업한 유니유니는 불법촬영 방지를 비롯해 낙상 방지, 위생 관리 등 공중화장실과 관련된 종합 솔루션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다.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AI를 제작해 불법 촬영을 시도하는 범죄자의 행동과 낙상 사고, 화장실 이용객 수에 따른 비품 소모 및 예상 청결 상태를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화장실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핵심사업이다.

이를 위해 유니유니는 개인 인식이 불가능한 비식별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AI를 제작하고. 자체 센서인 ‘Savvy(쌔비)’를 개발했다. 화장실 천장에 쌔비 기기를 설치하면 패턴을 분석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유니유니는 전국 화장실 30여 개 곳에 쌔비를 설치해 불법 카메라 설치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안전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공간 위주로 솔루션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연 유니유니 대표는 "이용하시는 분들의 만족도 조사를 했을 때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96%로, 센서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안전 솔루션을 반기는 반응이 훨씬 많다"며 "쌔비를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전국에서 활발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나 지방 경찰청에서도 쌔비 설치 주문이 들어왔고, 한국원자력병원과 기기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POC)을 이달에 진행할 예정이다.

한수연 대표는 "무인 공간이나 병원에서의 안전사고 방지까지 솔루션을 확장하기 위해 쌔비 솔루션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050101000043900001562

▲쌔비 기기가 설치된 화장실의 모습이다. 사진=유니유니


유니유니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이력서를 속이는 취업 사기부터 금전적 목적을 노린 분쟁까지 힘들게 만드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설명이었다.

한수연 대표는 "영업을 하겠다고 자료와 기기를 요청해 제공했더니, 그것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도용해 자신들의 제품이라 주장하며 타 외주 업체에 의뢰해 기기를 제작하려 하는 경우가 3군데나 있었다"며 사업 아이디어나 기술 도용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심지어 공공기관에서 도입 요청이 들어와 사업 설명을 해줬더니 다른 지역업체에 의뢰해 유사 솔루션을 만드는 사례까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대표는 "아이디어 탈취를 문제화하기에는 스타트업인 만큼 시간이 없고 일이 많아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더욱이 현재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모사업에는 타인 아이디어 도용이나 특허침해 제한이 없어 도용 피해를 당해 이의 제기를 하더라도 선정 자체를 취소하거나 사업비 회수 등 제재가 불가능한 제도의 허점이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선제조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 대표는 강조했다.

유니유니의 향후 목표는 카메라가 들어갈 수 없는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공간의 안전과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다. 성장 과정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협력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도 함께 목표로 하고 있다. 옆의 칸을 촬영하는 행동부터 카메라 설치 행위까지 불법 촬영을 시도하는 행동 패턴을 사전에 감지하고 제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현재 유니유니 뿐인 만큼 시장의 선두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도 함께 제시했다.

해외 시장으로서의 서비스 확장을 위해 오는 2024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인 CES에 제품을 출시하고, 해외 투자 유치나 실버케어, 안전 관리 솔루션를 선보이려는 등 미국 시장 진출도 함께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연 대표는 "범죄자 행동 제약을 더욱 고도화한 쌔비 우먼 서비스가 오는 7월에 출시될 예정이다"라며 "안전한 화장실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은 저희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