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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의 SPA브랜드 ‘스파오(SPAO)’ 치바오 완커점. 사진=이랜드 |
기존부터 고수해온 현지화 전략 대신 사업부문 통합에 따른 운영 효율화로 실적 개선과 브랜드 글로벌화를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26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중 패션 총괄로 선임된 최운식 대표이사를 필두로 올해 중국사업 재정비에 돌입한다. 대표 SPA브랜드인 ‘스파오(SPAO)’를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모델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랜드월드는 그동안 유지해온 현지화 전략에서 탈피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그대로 중국으로 선보인다. 상품 기획·생산·브랜드 운영 등 한국과 중국 간 별도 운영되던 사업부문을 일부 일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이랜드의 생산 시스템인 ‘2일5일 생산’도 중국 사업에 똑같이 적용한다. 48시간(2일) 내 제품을 제작해 매장에서 고객 반응을 확인한 뒤, 베트남 등 해외 생산공장에서 120시간 안에 물량을 생산, 매장 진열 및 판매까지 하는 방식으로 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
2013년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스파오는 이미 현지에 진출해 있던 이랜드·스코필드와 마찬가지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5년까지 매장 수를 50개까지 넓히겠다는 목표였으나 현재 운영되고 있는 매장은 11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 4000억 원을 넘어서며 실적 침체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올해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세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2020년 3500억대 매출을 기록한 스파오는 이듬해 3200억원대로 떨어진 후 지난해 4000억원을 돌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스파오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첫 스텝(Step)이 중국 시장"이라며 "사업구조 간소화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 마케팅 측면에서 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월드는 스파오를 시작으로 연내 후아유도 직진출 방식으로 중국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상하이 등 현지 내 10개 도시에서 판권을 갖고 있는 뉴발란스 키즈도 올해 높은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전략 브랜드 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이랜드월드는 올해 상하이에 오피스와 상업시설, 물류센터 등이 들어서는 35만㎡ 규모 복합산업원 완공도 앞두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 신설로 배송 범위 측면에서 중국 전역까지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직진출을 선택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한국 브랜드를 강조함에 따라 현지 소비자가 제품에 거부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지적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개별 브랜드가 직진출하는 것과 사업 측면에서 현지화를 이룬 것은 다른 문제"라며 "중국에서 중간 리더급에 현지 직원들을 다수 배치하는 등의 전략으로 한국기업보다 글로벌 기업으로 인식되는 상태라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