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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최고 70층 재건축…압구정 집값 어디까지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6 15:46

강남 한복판에 1만가구 이상 미니 신도시 탄생



2030 입주 목표로 신기술 적용 단지로 변모 예고



전문가 "대한민국 최고 가격 믿어 의심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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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 부촌 압구정 구역에 대한 서울시의 재건축 계획 및 신속통합기획 초안이 공개됐다. 사진은 재건축 대상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오랫동안 숙원한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너무 설레요. 서울시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믿음이 가기도 하고요. 새롭게 바뀔 단지가 너무 기대되고 하루빨리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고 싶네요" (60대 여성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4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 참석자 A씨)

26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기자를 맞이하는 듯 했다.

이날 서울시가 압구정 4·5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개최한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4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에는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재건축 사업에 대한 염원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줬다.


◇ 최고 70층, 1만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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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압구정 4·5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개최한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4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 현수막이 한양아파트 단지 내 걸려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시는 전날 2·3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신속통합기획 초안을 공개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부촌이자 서울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인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을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도입된 신속통합기획은 공공이 민간 주도 개발의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로 정비사업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압구정 2∼5구역은 2021년 말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해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

이번에 공개된 신속통합기획 초안에 따르면 재건축 구역 중 일부 지역 용도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됨에 따라 200∼500%의 용적률을 적용받으며 아파트를 최고 50층 내외로 올릴 수 있게 된다.

3구역 조합은 현재 70층 초고층을 추진 중이며 다른 구역도 50층 이상 건축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강변과 맞닿아있는 단지들 또한 기존 15층 규제가 풀리면서 20층까지 건축할 수 있게 됐다. 이로인해 압구정 3구역의 평균 용적률은 320%가 적용돼 현재 4065가구인 가구수는 5810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며, 2구역의 경우 용적률 300%가 적용돼 1924가구에서 2700가구로 급증할 전망이다. 향후 압구정동은 50층 이상 아파트가 모여 있는 미니 신도시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 계획대로 된다면 대한민국 최고가 아파트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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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4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에는 수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이날 열린 4·5구역 주민을 대상 설명회에서 서울시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 50층 규모의 스카이라인을 조성하고 수변특화디자인을 통해 자연과 단지가 어우러지는 등 디자인적인 측면을 강조해 설명했다.

또 단지 내 동을 엇갈리게 배치해 뒤쪽 동들에서도 한강이 최대한 보이게 하는 등 한강 조망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인공지능 활용, 신기술 적극 도입,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강화 등을 통해 잠만 자던 주거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단지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해당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 지구단위계획 및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 분양을 신청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향후 압구정동 아파트들이 50층 이상으로 재건축된다면 강남은 물론 대한민국에서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조합원들 간 분쟁과 서울 시장 임기가 해당 사업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압구정 지구 재건축 사업이 과거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단지들의 사업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시가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분쟁으로 인한 소송이 일어나면 사업이 연기되기 때문에 조합원들 간 분쟁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또 오세훈 시장이 장기집권한다면 해당 사업은 잘 진행될 것이지만 반대의 경우 정책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압구정이 재건축된다면 강남은 물론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며 "이미 가격이 너무 높아 일반분양가가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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