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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BGF리테일 주류 TFT 엠디(MD). |
BGF리테일의 박형규 MD(상품기획자)는 최근 편의점 CU의 모바일 앱 ‘포켓CU’에서 이어지는 ‘위스키 온라인 오픈런(특정상품을 구매하려고 매장 영업시작과 동시에 매대로 뛰어가는 행위)’을 완판 시간으로 명쾌하게 소개했다.
편의점 앱에서 인기 위스키가 입고돼 판매를 시작하면 온라인 상으로 대기하고 있던 소비자들이 순식간에 접속해 해당 위스키가 1~2분만에 모두 구매해 버리는 완판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설명이었다.
포켓CU의 온라인주류(스마트오더) 전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는 박 MD는 위스키 온라인 오픈런의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홈술 트렌드’의 확산으로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위스키가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그 소비 움직임이 모바일 앱으로 옮아오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두번째로는 편의점 앱 위스키 고객층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박 MD는 말했다. 대형마트가 입문용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면, 편의점 앱은 오히려 위스키 마니아층이 즐겨 찾는 차이점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소주와 맥주를 비롯해 위스키 등 편의점 앱에서 판매되는 모든 주류의 상품 기획을 맡고 있는 박 MD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최근 위스키 판매에 더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홈술 트렌드 확산으로 최근 3년간 편의점 위스키 매출이 폭발적 늘고 있다. 편의점 CU 위스키 매출 신장률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59.5%, 2021년 99%, 2022년 48.5%로, 2019년 신장률(10.7%)의 최대 10배를 기록했다. 위스키는 ‘포켓CU’ 주류 전체 매출의 70%(1위)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 모바일 앱에서도 위스키가 대세 술로 자리잡은 것이다.
CU가 자체 앱에서 위스키 판매를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2020년 법 개정으로 ‘스마트 오더 서비스’가 주류에도 일부 허용, 편의점에서도 앱을 통해 술 주문 및 수령이 가능해지자, CU는 그해 7월부터 앱에서 위스키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4월부턴 위스키 판매를 본격적 확대, 상품 수가 기존 20~30종에서 280종까지 늘어났다.
포켓CU 위스키 판매가 늘어난 데에는 20∼30대의 위스키 수요 증가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 박형규 MD는 "30대 남성이 위스키 구매 비율이 제일 높다"며 "다음으로 20대 여성이 하이볼을 만드는 리큐류 종류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 이들을 타깃으로 한 리큐르 세트도 많이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2030대 소비자들은 10만원 이상의 위스키도 곧잘 구매해 현재 포켓CU에서 판매되는 위스키 평균 객단가는 10만~13만원대에 이른다.
앞서 포켓CU에서 ‘발베니 12년’ 위스키 180병을 한정 판매했는데, 말그대로 90초만에 소진됐다. 지난 2월 선판매한 ‘기원 배치1’ 50병은 1분을 못채운 겨우 48초만에 완판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위스키의 가격대가 고가일수록 지방에서 더 잘 팔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CU가 앱에서 지난해 최고가로 선보인 ‘330만원짜리 탐나불린 1973’ 위스키는 오픈과 동시에 전체 물량의 30%(3병)이 전라남도 나주에서 팔렸다.
박 MD는 "일반 상품 같은 경우는 서울 수도권의 매출이 높은데 희귀한(특이한) 상품 같은 경우는 지방에서 수요가 있다"며 "지방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마트나 백화점을 가기 힘들어 접근성이 부족하기도 하고 또 일반마트에선 고가 희귀 상품은 잘 안파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박 MD는 "위스키 수입사에 인기 있는 상품을 요청하면 이게 얼마나 배정되느냐가 사실 제일 중요하다"며 "그래서 통관 자료를 보고 수입 수량을 점검하고, 계속 수입사에 위스키를 많이 달라고 연락했더니 수입사로부터 ‘매일 출석 체크하냐’ 하는 핀잔을 듣기까지 했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박 MD는 올해 포켓CU 위스키 마케팅 계획으로 "올해는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번 모두 2회 고객체험형 행사를 열어 매출을 전년의 2배 수준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