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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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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리스크는 세계적? 대선 패배 ‘비운’ 2인자들, 도플갱어 행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3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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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대선에 패배한 2인자들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들 모두 지난 대선 양호한 성적표를 동력으로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며 차기 대선 권토중래를 노리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의혹,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성남 FC 의혹 등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31일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과거 동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을 마주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의혹 해명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출석 길부터 이 대표에 "거짓말 좀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또 증언에서는 거듭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못 알아볼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은 의혹 초기 이 대표 대장동 사업 연루설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재수사가 이뤄지자 폭로성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을 조건으로 13만 달러(약 1억 7000만원)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심복이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태도를 바꿔 ‘트럼프 저격수’로 돌아섰다.

입막음 합의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코언은 이미 연방법원에서 유죄 평결 후 복역까지 했다. ‘트럼프의 집사’로 불렸던 코언은 복역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를 주장하고 있다.

남미 맹주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수십억 원 상당 사치품을 불법 반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폭동 선동 혐의로도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거나 패배한 선거가 ‘부정 선거’였다는 여론을 조장해 논란 한가운데 섰다.

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해 ‘기소 시 당직 정지’라는 당헌 80조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귀국 후 야당 세력을 이끌면서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했다는 비난과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이 미국 체류 중이던 1월 8일 그의 지지자들은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대선 불복 폭동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정치 탄압론’과 ‘부정 선거론’을 모두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이번 기소를 "한때 자유롭고 공정했던 선거에 대한 지속적 공격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저력’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47.83% 대 48.56%, 불과 0.63%p차로 석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득표율(46.1%) 보다 더 높은 득표율(46.9%)로 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상대였던 힐러리 클링턴 전 국무장관(48.2%) 보다 높은 51.3% 득표율로 다수 주 선거인단을 되찾으면서다.

보우소나르 대통령도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맞서 50.9% 대 49.1% 스코어를 만들었다. 두 후보 격차는 불과 1.8%p였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들은 모두 야권의 ‘강력한 차기 주자’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한국에서는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공화당 내 경쟁주자들조차 이번 기소로 ‘트럼프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분위기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역시 이날 석달 간 미국 체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정계 복귀를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그는 "지금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룰라의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소속 정당인 자유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명예 총재로 추대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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