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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이어 하나UBS도 '완전 자회사'...NH아문디와의 차이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0 17:40

연내 하나증권이 지분 인수할듯...'UBS와 결별'



신한은 BNP와 결별로 큰 성장 '의사결정 일원화'



NH는 아문디와 협력 강화..."원활한 의사결정으로 시너지 이뤄"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하나UBS자산운용의 연내 하나금융그룹 완전 자회사화가 결정되며 대형 운용사로서의 위용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BNP파리바와 결별했던 신한자산운용의 성공사례에 비춰 하나UBS자산운용의 급성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배구조, 의사결정 체계 일원화로 급변하는 투자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문디와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NH아문디자산운용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사와의 합작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정례회의에서 하나UBS자산운용의 대주주 변경승인안을 조건부 가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하나UBS자산운용의 49%의 지분을 보유한 하나증권이 오는 8월 이후 UBS로부터 51%의 지분을 사들여 완전 자회사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에서는 UBS와의 결별로 하나UBS자산운용의 역량이 오히려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자산관리(WM)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신인 대한투자신탁운용도 한때 업계 수탁고 1위 규모를 자랑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하나금융그룹은 대한투자신탁운용 인수 후 운용능력 향상을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에 지분 51%를 매각한 바 있다. 그러나 UBS와의 합작은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펀드 수탁고 및 업계 위상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계 집계 가능 연도인 지난 2011년부터 작년까지 전체 자산운용사 순자산총액 규모가 168.02% 늘어날 동안, 하나UBS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39.60% 커지는 데 그쳤다. 동 기간 업계 순위 역시 10위에서 12위로 내려갔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의 중요한 먹거리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도 133억원으로 19위에 불과하다. 외국계 금융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난항과 지배구조 이원화로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져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 BNP와 결별로 큰 성장...‘의사결정 일원화’


같은 5대 금융지주 산하인 신한자산운용(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2002년 프랑스 BNP파리바와의 합작 후 ‘봉쥬르 펀드’의 히트로 수탁고가 빠르게 성장하는 듯 보였지만, 해외 펀드 붐이 사그라들며 신한자산운용도 내리막길을 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1월부로 BNP파리바자산운용과 결별, 신한금융그룹의 완전 자회사가 되며 다시금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2020년 말 68조8245억원이었던 순자산총액이 작년 말 109조158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업계 순위도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특히 작년 1월 대표직을 맡은 조재민 대표 합류 이후 ETF를 중심으로 펀드 성과가 커졌는데, 작년 업계 최초로 월 지급식 상품을 내놓는 등 일원화된 의사결정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신한자산운용의 전례를 볼 때 하나UBS자산운용도 UBS와의 결별 후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사와의 합작이라도 적극적 협력이 없다면 오히려 신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하나UBS자산운용에게 좋은 기회로 보이나, 회사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성공을 함부로 점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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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에 열린 NH아문디자산운용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니콜라 캘쿤 아문디자산운용 부대표(왼쪽),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가운데), 길정섭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오른쪽)이 주주간 협력의정서에 서명했다. 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 NH는 아문디와 협력 강화..."원활한 의사결정으로 시너지 이뤄"


반면 또 다른 5대 금융지주 산하 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아문디와의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지난달 27일 새로운 경영 비전인 ‘신뢰로 함께 하는 글로벌 투자파트너’를 선포, 아문디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창립 20주년 행사에는 길정섭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과 더불어 니콜라 캘쿤 아문디 부대표가 직접 참석해 협력의정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작년 말 기준 전체 상품 순자산총액이 51조5669억원으로 업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교적 신사업인 ETF 규모도 1조4606억원으로 업계 6위에 해당한다. 신한·하나와는 달리 신사업 분야에서도 합작 파트너와의 협력이 순조롭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이후 출시된 글로벌럭셔리S&P ETF, 글로벌워터MSCI ETF, 글로벌신재생에너지MSCI ETF 모두 아문디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상품들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아문디 역시 프랑스의 농협인 CA의 자회사인 만큼, ‘협동조합’이라는 공통된 정체성이 협력의 근간을 이루는 것 아닌가 싶다"며 "프랑스 아문디에서 온 니콜라 시몽 부사장이 임원으로 있어 의사결정이 원활한 것도 훌륭한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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