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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총 전자투표 도입 ‘역대 최대’ 전망...활발해진 주주활동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0 12:59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입장하는 주주들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입장하는 주주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투표제란 주주들이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온라인 투표로, 주총 직전일까지 기업이 계약을 맺은 플랫폼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 수가 지난 2010년 전자투표제 도입 이래 가장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기업들에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예탁결제원, 삼성증권 등 총 2곳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와 전자투표 서비스 계약을 맺은 기업 수는 820개사다. 실제로 KCC, HD현대, GS 등이 삼성증권 ‘온라인주총장’ 시스템을 활용해 전자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삼성증권이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말 이후 계약 기업 수는 2020년 278곳, 2021년에 466곳, 작년 640곳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제 주총에 전자투표를 도입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나, 약 80%는 전자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인 ‘케이-보트(K-VOTE)’ 계약을 맺은 기업 수도 지난해 규모를 이미 웃돌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실제 케이-보트를 활용해 3월 정기 주총 때 전자투표제를 실시한 기업 수는 2018년 483곳, 2019년 564곳, 2020년 659곳, 2021년 843곳, 작년 974곳으로 점차 1000개사에 가까워지고 있다.

과거 재계에서는 전자투표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가 활성화되면 경영진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투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이 지속되고, 특히 전자투표 실시 기업에 감사 등을 선임할 때 주총 결의요건을 완화하도록 상법이 개정되면서 자발적으로 전자투표를 채택한 기업이 늘었다.

최근 활발해진 ‘주주 행동주의’도 전자투표 도입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개인투자자들은 주총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기업경영과 주가 등에 관심이 높아지며 주총에서도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SK 소액주주연대는 전자투표로 장 부회장 재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독려 중이다. 과거 주총 때 장 부회장이 주가 상승을 약속했지만,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도 고액 보수를 챙기는 등 ‘솔선수범’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의 개입에 반대해온 KT 소액주주들도 지난 13일 전자투표가 시작되자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진 인증 게시물을 소액주주 카페에 올리며 표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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