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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승리에도 '상장'에 불안해진 주주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5 10:29

'에스엠 인수전' 극적 승리...전날 카카오 약 5%↑

'쪼개기 상장' 우려도 같이 떠올라



과거 자회사 상장 이후에도 주가↓

전문가 "상장 직전까지는 상승 요인...해외 매출 견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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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 CI.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으로 내리막길을 타던 카카오의 주가가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와의 극적인 협상 타결로 사실상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다시금 ‘쪼개기 상장’ 우려를 마주하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도 사실상 카카오엔터의 상장 계획이 본격화됐다고 보는 가운데, 상장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카카오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의 주가는 종가 기준 2.30% 하락한 5만9400원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투심이 위축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코스피 시장을 대거 이탈한(-6383억원)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13일 하이브와 벌였던 에스엠 인수전이 장기화되지 않고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다는 소식에 4.65% 올랐지만, 하루 만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셈이다. 그간 카카오는 에스엠 지분 획득 과정에서 대규모 공개매수, 가처분에 의한 신주발행 계약 무산으로 인해 7만900원(2월 9일)을 찍었던 주가가 한달 만에 5만8100원(3월 10일)까지 내린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에스엠 경영권 인수로 자회사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며 카카오 주가에 단기적 호재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또 그간 멈춰 있던 카카오엔터의 IPO 계획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에스엠 지분 35%에 대한 공개매수와 지분 정리가 완료되면 에스엠이 카카오엔터의 연결종속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고,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 수준의 거대한 종합엔터테인먼트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하나증권은 카카오에 대해 ‘에스엠 인수로 카카오엔터 상장은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목표가 8만5000원을 제시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와 에스엠을 합칠 경우 연간 음반 판매량이 2500만장 이상, 공연모객수가 250만명 이상에 달하는 초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될 것"이라며 "과거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들이 상장할 때도 주가가 17만원 수준까지 올라간 바 있다"고 말했다.

단 카카오 주주들은 맘 편히 웃을 수 없게 됐다. 자회사 중복 상장으로 카카오의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쪼개기 상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손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대한 상장을 추진했다가 주주들의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핵심 자회사의 상장 이후 카카오 주가가 긴 하락세를 겪어왔다. 통상 자회사 상장 시 추진 과정에서는 모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상장 이후에는 자회사 가치가 중복되는 ‘더블카운팅’이 나타나 모회사의 주가 하락 요인이 된다. 현재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 측은 IPO 가능성에 대해 함구하는 중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에는 IPO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 좋은 소식이지만, 일반적으로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가는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며 "카카오로서는 상장에 앞서 주주들을 설득할 만한 재료를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쪼개기 상장’ 논란과는 별개로 이번 에스엠 인수에 따른 카카오엔터 상장이 카카오에 장기적인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현용 연구원은 "물론 카카오엔터 상장 후 카카오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며 "단 에스엠 인수는 그간 카카오에 거의 없었던 해외 매출을 확보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점을 고려할 때 카카오 주주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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