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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株, 짠물 배당·실적 우려에 투자 매력도 ‘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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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전통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증권주의 투자 매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적 악화에 배당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기대하긴 어려운 만큼 고배당 명성을 당분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배당금은 100원으로 전년 대비 83.3% 줄어들었다. 이는 증권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시가배당률은 1.8%로 같은 기간 5%포인트 줄었다.

삼성증권은 주당 1700원으로 지난해 3800원과 비교해 55.2% 줄였다. 시가배당률은 4.8%로 지난해 7.7% 대비 2.9%포인트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200원, 우선주 22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주당 300원에서 33% 감소한 수준이다. 시가배당률도 3.4%에서 3.1%로 0.3%포인트 줄었다. 다만 자사주 1000만주(867억원)를 소각하기로 하면서 주주환원성향 기준을 보면, 전년도 31.3%에서 33%로 소폭 올랐다.

NH투자증권의 배당금은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NH투자증권의 보통주 기준 2022년 결산배당은 주당 700원으로 전년(1050원)대비 33.4% 급감했다. 대신증권도 2020년 보통주 1주당 1200원에서 2021년 1400원으로 늘렸는데, 다시 12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유안타증권(180원→110원)과 교보증권(500원→200원) 현대차증권(800원→550원) 유진투자증권(140원→60원) 다올투자증권(250원→150원), SK증권(15원→5원) 등 대부분 증권사들의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이 급감했다.

다만, 증권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한 메리츠증권만 지난해 주당 100원에서 올해 135원으로 35% 배당을 늘렸다. 시가배당률도 2.2%로 지난해 1.7%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1조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매출액은 57조원으로 전년 대비 145% 늘었다.

증권사 배당이 줄어든 건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탓이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증시 부진과 거래대금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가 주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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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KRX 증권 지수 추이.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배당 문제를 지적한 영향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1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PF 및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 및 현금배당 등에서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가도 하락세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등 10개 증권사 종목으로 이뤄진 KRX 증권지수는 한달 새 8.42%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KRX지수 중 가장 부진한 등락률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증권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홍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 반등이 강하게 나와야 하는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 증권주에 대한 투자를 권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증권업황이 지난해보단 다소 개선되면서 연초에는 주가 반등이 나왔지만, 기저영향으로 그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증권사 실적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을 둘러싼 최악의 환경은 지나고 있고, 유동성이 조금씩 공급되고 있다"며 "상반기 이후 순이익을 중심으로 회복될 여지가 충분하지만,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리는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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