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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코스피 영향은..."단기 충격 불가피, 연준 긴축 제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3 16:24

코스피 보단 코스닥 충격 클 듯

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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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제한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8.00포인트 상승 출발해 10분여 만에 하락 전환 해 2360선까지 내려갔지만, 상승 반전한 뒤 4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외국인들과 기관이 ‘사자’에 나서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6억원을 사들이며 3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25.4원 낮은 1298.8원에 마감,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도 3075억원을 사들였다. 다만 개인은 3274억원을 팔아치우며, 4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SVB는 미국 스타트업의 ‘돈줄’이라고 불리는 은행이다. 지난 주말 SVB 파산 여파로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맞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는데, SVB 파산까지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공포가 커진 탓이다.

그러나 12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공동성명을 통해 폐쇄된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재무부는 모든 SVB 예금주가 13일부터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으며 SVB의 손실과 관련해 납세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VB 주주와 담보가 없는 채권자 일부는 보호받지 못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SVB 고위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뉴욕주 금융당국이 이날 폐쇄한 시그니처은행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화될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으로 단기 자금의 유동성 프리미엄 확대와 그로 인한 금융여건 악화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전반적인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져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이 이전보다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엔 코스피 시장보단 위험 요소가 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연결돼 경기침체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전환하기 전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커져 코스피보다 코스닥 변동성의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 증시 하락을 이끌만한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여타 대형 금융업종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많이 증가해 중소형 은행 중 일부는 부담이지만, 이 영향이 국내 증시까지 확산할 개연성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긴축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로 얻을 수 있는 건 연축의 긴축 제한 효과다"며 "이 사태는 금리가 본질이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가늠해야 하는 시기에 긴축기조를 강화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는 증시에 완화적 시그널로 다가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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