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는 이달 9일 기준 32곳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 16곳 대비 2배 증가했다.
상장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벌이는 행동주의 펀드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약 10곳에 달한다. 이들은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이 중 일부는 성과를 거뒀다.
일례로 FCP와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각각 KT&G, KISCO홀딩스를 대상으로 자기주식 취득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이에 KT&G와 KISCO홀딩스는 이들 펀드의 주주제안을 자사 주총 안건에 추가해 주총 소집 공고를 새로 공시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이달 3일 대전지방법원에 인삼공사 인적분할 안건을 비롯한 복수의 의안들을 KT&G 주총에 상정할 것을 요구하는 의안 상정 가처분을 신청했다.
행동주의 펀드 행보와 별개로 소액주주들이 주총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세를 결집해 목소리를 내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KT 주주 모임 커뮤니티에는 2주 만에 회원 1000명 이상이 가입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자영업자인 KT 일반주주 A씨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들은 KT 차기 대표 선임과 관련해 정치권이 부당한 압력을 가해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주총에 목소리를 낼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의결권 위임, 전자투표 단체 참여를 비롯해 중장기적으로 전문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는지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10일 기준 해당 커뮤니티에 집단행동 동참 의사를 밝힌 소액 주주는 1000여명이고, 이들이 가진 주식 수는 약 262만주다.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이달 9일 반도체 설계사업(팹리스)을 자회사로 분사하는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이 회사 이사회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향후 신설 법인의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정관 문구를 삭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달 14일까지 공식 답변하라고 요청했다.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이 진행되고 신설회사가 상장될 경우 기존 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설계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DB하이텍은 비주력인 반도체 설계사업을 자회사로 떼어내고 순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방침이다. 물적분할로 분사되는 신설 법인의 사명은 DB팹리스(가칭), 분할 기준일은 5월 2일이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신설법인은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만일 신설법인이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 DB하이텍 주총을 통해 주주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정관을 개정할 방침이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