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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국가주석, 만장일치로 첫 ‘3연임’ 확정…외신 "미중 경쟁 통제불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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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취임선서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사상 처음으로 ‘3연임’ 국가주석이 되면서 1인 장기집권 체재의 막을 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주석 선거(단일부호)에서 만장일치 찬성으로 시 주석을 선출했다.

전인대 대표 2977명 가운데 이날 표결에 2952명이 참여했고, 반대와 기권은 한 표도 없었다.

이어진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선거에서도 역시 만장일치 찬성으로 선출됐다.

표결 결과가 공표된 뒤 시 주석은 주먹 쥔 오른손을 들고, 왼손은 붉은색 헌법 책자 위에 올린 채 취임 선서를 했다.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 충성하고, 헌법의 권위를 수호하고, 법이 정한 책임을 이행하고, 조국과 인민에 충성하고, 맡은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청렴결백하게 공무를 집행하고, 인민의 감독을 받아들이고,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할 것"이라고 선서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되며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은 이번에 임기 5년의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에 3회 연속 선출됨으로써 당과 국가, 군에 걸친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가 됐다. 재임 기간이 15년까지 연장된 셈이다.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자 자리(당 총서기 및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오른 시 주석은 이듬해 전인대에서 처음 국가주석으로 선출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국가주석은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다른 국가 고위직과 마찬가지로 연임까지만 할 수 있었으나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3연임 제한 규정이 사라졌고, 시 주석은 해당 개정 내용의 첫 적용을 받았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국가주석 3연임 사례는 시 주석이 처음이다.

작년 당 대회 계기에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시 주석 포함 총 7명)가 사실상 전원 시 주석 측근 인물들로 구성된 데다 11일 선출될 행정부 수반인 국무원 총리도 시 주석 최측근인 리창이 예약한 상황이어서 시 주석은 마오쩌둥 사망 이후 처음 1인 중심의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가·군에 걸친 ‘통합 1인자’로서의 3차 임기를 시작한 시 주석은 자신으로 결정 권한을 집중한 ‘집중통일영도’와 ‘당정통일’ 및 ‘당강정약’ 시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국무원 과학기술부를 지휘할 당 중앙 산하 중앙과학기술위원회의 창설이 예고된 가운데, 13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후 당정 조직 개편안의 전모가 드러나면 ‘당강정약’의 통치 구조는 한층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hina Congress

▲(사진=AP/연합)

이처럼 시 주석이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하자 서방 언론은 일제히 "유례없는 일"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은 전례 없는 3연임으로 1949년 공산당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최장수 국가원수가 될 것"이라며 "이제 그는 세계적인 정치가로서 점점 더 통제불능으로 치닫는 미국과의 경쟁을 헤쳐 나가고자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그의 생각에 정통한 이들은 시 주석이 미·중 관계에 있어서 갈수록 비관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고, 미국이 거론하는 두 초강대국 사이 잠재적 갈등이 그 예언대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미 CNN 방송은 "2018년 중국 입법부는 의례적인 투표로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폐지, 사실상 시진핑이 종신 집권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날 재선출은 중국 정치 엘리트들의 정당성과 단결을 보여주려 고도로 연출된 정치적 무대"라고 꼬집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새 임기를 시작한 시 주석이 경제 타격에서 회복하고자 노력하면서도, 초강대국간 경쟁의 시대를 맞아 마음을 굳게 먹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과의 긴장 고조로 주춤했던 중국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시 주석의 시급한 과제"라면서도 "시 주석은 중국 기업에 제재와 규제를 부과하고 아시아에서 군사력 배치를 확대하는 미국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AFP 통신은 "대담해진 시 주석이 자치권을 가진 민주주의 대만 섬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오랜 야망을 충족하고자 결정할 수 있다"며 "이는 서방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중국의 고립을 심화시키며, 중국과 미국을 군사적 대결로 이끌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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