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인공지능(AI) 시장과 AI 챗봇(Chat Bot)인 챗 GP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챗GPT 사용자는 지난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Monthly Activity User)기준 1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2개월 만의 기록이다. 이 같은 기록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보다 훨씬 빠르다. 틱톡은 1억 MAU에 도달하는 데 9개월, 인스타그램은 30개월, 핀터레스트는 41개월 걸렸다. 챗GPT 월 사용자 증가속도는 핀터레스트에 비해 20.5배 , 인스타그램의 15배, 틱톡보다는 4.5배 빠르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AI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세계 AI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36.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869억달러(약 107조원) 규모인 AI시장은 4년 후인 2027년에 4070억달러(약 501조원)로 약 5배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AI시장과 챗GPT 시장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AI시장은 AI에 직접 관련된 좁은 범위로 본 것이며, 넓게 보면 훨씬 커진다.투자은행 세계 5위이며 유럽 2위인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로 운영되는 총 가용시장이 1조 달러(약 130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챗GPT로 발생하는 새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 규모로 챗GPT시장을 뜻한다. UBS는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확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챗GPT를 초거대 AI(Hyperscale AI· Super-Giant AI)라고 한다. 초거대 AI란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 수천억 개 매개변수 기반으로 인간처럼 종합추론을 할 수 있는 AI다. 인간처럼 종합 추론이 가능해 기존 AI에서 한 단계 진화한 차세대 AI로 평가받고 있다. 챗GPT가 급부상하면서 국내외 초거대 AI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실시간 질의응답은 물론 사용자 요청에 따라 작사·작곡 같은 창작활동과 코딩까지 가능한 챗GPT가 AI업계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초거대 AI는 세계적 AI연구소인 오픈AI가 만든 GPT 3.5 모델로 파라미터 수가 1750억 개에 달한다. LG는 올해 하반기 6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AI를 공개하겠다고 한다. 올해 안에 공개될 GPT 4는 파라미터 가 100조개 까지 늘어날 수 있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학습량이 많을수록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파라미터의 규모가 커질수록 AI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지능도 비약적으로 확대된다. 6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 AI는 언어 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가능하다. 챗GPT의 등장은 MS와 구글 등 빅테크 회사들의 AI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MS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사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자사 검색 엔진 ‘빙(Bing)’에 챗GPT를 접목했다. 이에 맞서 구글도 AI 챗봇 ‘바드(Bard)’를 발표했다. 구글이 서둘러 바드를 발표했으나, 시연하던 바드가 수많은 대중 앞에서 오답을 제시하며 검색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정확성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급락하기도 했다.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챗GPT에 맞설 AI 기술 개발 성과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검색 엔진 업체 네이버 역시 글로벌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네이버의 서치GPT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버를 기반으로 한다. 하이퍼클로버는 국내 최초 한국어 특화 모델로, 학습 매개변수 2040억개를 자랑한다. 이를 활용해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 자사의 고품질 검색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한 ‘서치GPT’를 선보일 계획이다.
챗GPT는 많은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부정적인 효과와 문제점도 적지 않다. 따라서 챗GPT의 장점은 잘 활용하되, 지속적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챗GPT가 생산하는 콘텐츠의 내용에 대해서는 계속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AI시장과 챗GPT시장이 상당 기간 고속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AI시장과 챗GPT시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비즈니스모델 발굴에 정부와 기업 모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