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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정부가 통신사, 시중은행에 독과점 폐해를 막겠다고 나서면서 이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KT의 경우 경영진이 교체됨에 따라 향후 경영은 물론 배당 및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연초 3만2500원에서 2월 28일 3만450원으로 6% 넘게 하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28일 장중 2만9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 기간 SK텔레콤 주가도 4% 하락했다. 이 중 KT의 경우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대표이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KT의 CEO가 교체됨에 따라 향후 사업 방향성, 경영전략 등에 변화가 생기면서 주가 역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CEO의 성향이나 경영 비전 등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경영진 성향에 따라 (수익성, 배당 등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주가도 큰 변동을 나타냈다"며 "최소 4~5월까진 불안한 투자 환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 주가 하락 폭 심화에도 매수를 한 템포 늦출 것을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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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KT 주가 추이. |
은행주도 최근 들어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의 경우 올해 들어 7.7% 올랐지만,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10% 넘게 급락했다. 하나금융지주(-7.7%), 신한지주(-8.5%), 우리금융지주(-4.7%) 등도 하락 폭이 컸다. 통신·금융주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정부가 연일 독과점 폐해를 줄이겠다고 정조준하면서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은행 산업의 경쟁이 촉진되도록 사업구조 다각화, 경쟁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아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금융·통신 분야의 주요 사업자를 대상으로 담합 협의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여기에 금융주의 경우 연초 대비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일부 차익실현 매물도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현 정부가 단기적인 관점으로 은행의 수익 기반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해당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은행주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1월까지 많이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틸리티 업종인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도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두 종목은 올해 들어 각각 6.7%, 15.6% 급락했다. 한전은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 32조6034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상태다.
한전은 올해 기준원료비 인상 등으로 적자 폭은 줄어들 전망이나, 취약계층의 가계 부담과 산업체 경기 둔화, 이를 지원하려는 정부 정책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요금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한국가스공사는 작년 영업이익 2조4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8.7% 증가했지만, 민수용(주택용·영업용) 가스요금 미수금이 8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회계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력, 가스 업종을 중심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제도 강화를 고려할 때 한국가스공사 주주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