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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전쟁' 코앞인데...카카오페이는 속수무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1 14:46

애플페이 출시소식에 삼성-네이버 MOU...'현대페이' 출범도



아이폰 유저 끌어안던 카카오페이는 '묵묵부답'...주가 부진 전망



증권가 사실상 매도의견, 카카오페이 "해외영역 확장"

카카오페이

▲지난 2021년 11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 사진=카카오페이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경쟁사 간 업무협약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의 국내 출시가 결정되자, 시장 주도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던 ‘카카오페이’는 별다른 대응을 보여주지 않은 채 해외 영역 확장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국내 점유율이 애플페이에 상당 부분 뺏길 것이라며 주가 부진을 전망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이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삼성페이 이용자들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결제 영역이, 네이버페이 사용자들도 삼성 스마트폰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에는 완성차업체 현대차가 ‘현대페이’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차 내부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전자지갑 형태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향후 차량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결제 수단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결제 서비스들의 분주해진 움직임은 곧 국내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 ‘애플페이’의 등장 때문으로 해석된다. 애플페이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처리 금액 6조3000억달러로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공룡’이다. 국내 대표 스마트폰 전자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불과 2000억달러 수준이다. 애플페이는 올해 안에 현대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별도 계약 여부에 따라 타 카드사에서도 애플페이를 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용자 수 3500만명의 카카오페이는 애플페이 상륙 소식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간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못했던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한 카카오페이를 대안 서비스로 활용해왔다. 그런 만큼 애플페이가 정식 출시되는 대로 카카오페이의 이용률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는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에 접촉하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데, 카카오페이는 앱을 켜 고유 바코드나 QR 코드를 불러와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카카오페이의 주가에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되며 최근 1개월간 7.5%가량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페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카카오페이의 잠정 영업손실 규모는 9억원으로 집계돼, 5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최근 삼성증권과 DB금융투자는 카카오페이에 대해 ‘Hold(유지)’ 의견을 유지했다. ‘Sell(매도)’ 의견이 거의 없는 국내 금투업계의 관행을 고려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과 같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페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주로 카카오페이를 썼는데, 애플페이가 서비스를 시작하면 카카오페이 대신 애플페이를 쓸 수 있어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애플페이 도입으로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측에서는 애플페이에 대한 대응보다는 해외결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 해외 결제 영역을 확장하려 노력하는 중"이라며 "활발해지는 해외여행 수요에 발맞춰 기존 서비스 국가였던 일본, 중국, 싱가폴, 마카오에서의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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