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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리 안내부터 음식 서빙까지…50평 식당관리, 로봇 4대면 OK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1 13:59

로봇 4대가 직원 3명 몫…"업무강도는 낮추고 효율성은 높여"



브이디컴퍼니, 다음달 통합플랫폼 론칭·하반기 '조리로봇' 출시

벨라봇

▲브이디컴퍼니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해 오픈한 테스트베드 매장 1호점에서 자율주행 서빙로봇 ‘벨라봇’이 음식을 서빙하고 주방으로 돌아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맛있게 드세요. 야옹!"

식당룸의 자동문이 열리자 귀여운 고양이 로봇이 직접 음식을 가져왔다. 음식을 내리자 ‘야옹’ 소리와 함께 다시 자동문을 열고 빠져나갔다. ‘짜냥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이 로봇은 브이디컴퍼니의 자율주행 서빙로봇 ‘벨라봇’이다.

21일 오전 11시 기자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서빙로봇 스타트업 브이디컴퍼니의 제1호 테스트베드(시험공간) 매장이다. 이곳에서 브이디컴퍼니의 서빙로봇과 태블릿 메뉴판 등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었다.

식당 앞에 비치된 태블릿을 통해 예약하자 대기인원과 예상 시간을 안내받았다. 잠시 뒤 가게로 들어서니 입구에서 노란색 로봇이 반겨줬다. 이 로봇은 안내·홍보·서빙 기능을 지닌 ‘케티봇’으로 손님을 테이블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자리에 앉아 태블릿 메뉴판으로 음식을 고르고 결제까지 마치면 ‘벨라봇’이라는 고양이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준다. 대형 트레이를 탑재해 국물 음식도 흔들림 없이 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사가 끝나면 이 매장에서 퇴식용으로 사용 중인 ‘푸두봇’의 차례가 온다. 테이블을 정리하는 직원이 호출벨을 누르면 ‘푸두봇’이 그곳으로 이동해 직원 대신 그릇과 쟁반 등을 주방으로 옮긴다.

점심시간 직장인으로 가득 찬 식당은 로봇 단 4대만으로 원활히 운영되는 모습이었다. 이 매장은 165㎡(약 50평) 규모로 통상 이 정도 크기의 홀에 필요한 직원은 5명 정도다. 그런데 이 식당의 홀 직원은 단 2명이었다.

식당 홀 직원 A씨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식사 시간에 한 번에 많은 메뉴를 서빙할 수 있고, 국물이 많은 음식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서빙로봇의 큰 장점인 것 같다"면서 "로봇의 귀여운 음성과 외형에 관심을 갖고 촬영하는 손님들도 많아 가게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브이디컴퍼니는 자회사 ‘식당을구했다’를 설립하고 이번 1호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에는 서빙로봇, 태블릿 메뉴판, 포스, 웨이팅은 물론 배달 연동, 로봇 호출벨, 자동문 연동 등이 구현돼 고객의 주문부터 결제, 서빙, 예약, 적립 등의 프로세스를 모두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자동화시스템은 외식업계 구인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문, 결제, 서빙까지 모두 자동화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에 익숙한 고객들의 편의성도 한 층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브이디컴퍼니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000여개 매장, 3000여대 서빙로봇을 공급하며 국내 서빙로봇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사로는 애슐리, 자연별곡, 소담촌 등이 있다. 올해는 로봇 2500대를 추가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올해는 기업 매출과 배달 현황부터 식자재 발주·관리, 세무업무, 매장컨설팅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브이디김대표’도 론칭한다. 하반기에는 밀키트를 레시피대로 자동 조리할 수 있는 ‘조리로봇’도 출시한다. 또 신규 로봇 2종도 공개할 예정이다.

브이디컴퍼니 관계자는 "태블릿 메뉴판의 ‘브이디 메뉴’와 ‘브이디 로봇’ 서빙으로 홀에서 직원 없이 비대면으로 모든 응대가 가능해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2019년 서빙로봇을 국내 처음 들여온 이후 지금까지 안전사고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고장·수리, 유지·관리 시스템도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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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점심 시간 운영을 위해 대기 중인 로봇들. 맨 왼쪽은 퇴식용으로 사용 중인 ‘푸두봇’, 오른쪽 2대는 배식용인 ‘벨라봇’이다. 브이디컴퍼니는 고객 요청에 맞춰 벨라봇의 외형을 한식, 중식 등 콘셉트에 맞게 일부 변경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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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손님을 자리까지 안내하는 ‘케티봇’(왼쪽)·음식 서빙을 완료한 ‘벨라봇’ 모니터의 확인을 누르면 제 자리로 돌아간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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