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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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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때문에…롯데·신세계 울고, 현대 웃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9 15:49

작년 유통실적 매출 호조 불구 온라인 저조

적자 지속에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미흡



현대百 온라인 보수 투자로 매출·흑자 증가

롯데·신세계, 올해 멤버십·수익성 확대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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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대기업 기업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국내 유통업체 빅3인 롯데·신세계(이마트)와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이커머스 사업 때문에 울고 웃었다.

수년 전부터 이커머스 덩치 키우기에 집중해 온 롯데·신세계는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쳐 일상회복을 맞은 지난해에도 여전히 이커머스 사업에서 적자를 내며 그룹이 빅피처로 그렸던 ‘온-오프 라인 통합 시너지’를 거두지 못한 것과 달리 온라인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현대백화점그룹은 오히려 반사이익에 따른 실적 부담을 덜어냈기 때문이다.


◇ 통합출범 롯데온 여전히 존재감 미흡…SSG닷컴, 이베이 합쳤지만 여전히 적자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약 90% 늘었다.

그러나, 롯데그룹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거버넌스 통합 영향으로 지난해 적자 폭을 줄이는데 실패했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적자를 85억 줄였으며,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2배 이상 영업적자를 개선했으나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영업손실이 156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만족해야 했다. 일상회복 첫 해인 지난해에 리오프닝(정상영업 재개)으로 온-오프 라인 시너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도 상황은 롯데와 비슷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3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111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와 신세계의 지난해 이커머스 성적표는 두 유통 대기업이 이커머스에 오랫동안 투자한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기대 미달’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2018년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고 계열 내 온라인 채널을 통합 관리하는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 2019년 4월 이커머스 ‘롯데온’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G닷컴도 2019년 출범 이후 외형은 빠른 속도로 성하고 있다. 지난해 SSG닷컴의 총 거래액은 5조9555억원으로 전년(5조7174억원) 대비 4.2% 커졌다. 그러나, 수익에서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도 온-오프 라인 통합 시너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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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롯데와 신세계의 ‘디지털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단 평가이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미국의 월마트는 제트닷컴이라는 온라인 회사를 매수해 어느 정도 선방을 한 사례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월마트 단계는 못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는 2016년 ‘아마존 킬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전자상거래 업체 제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하고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겨냥한 ‘이틀 내 무료 배송’을 도입했다. 온라인 상품군을 기존의 3배 이상으로 늘리고 일부 상품 가격은 아마존보다 더 낮췄다.

그 결과, 2017년에 전년보다 10%나 줄었던 월마트 영업이익이 이듬해 다시 플러스로 바뀌며 성장세를 되찾았다. 이에 힘입어 월마트는 아마존의 온라인 공세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설명이었다.

따라서,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이커머스 사업에서 수익 극대화를 이끌어 온-오프 라인 통합 효과를 올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올해 수익성 개선 전략의 하나로 신세계그룹 통합 유료 멤버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은 이미 지난해 G마켓과 통합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이마트, 백화점, 면세점,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플랫폼을 추가해 총 6개 사를 연계한 유료 멤버십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멤버십은 이르면 오는 7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 역시 올해 수익성 개선에 ‘경영 파워’를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뷰티·명품·패션 버티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연내 추가로 전문관 신설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 이어 IT 역량 내재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마트사업 물류 효율화 등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 현대, 대형마트 없고 제조 자회사 기반 보수적 운영 ‘역대최대 실적’

현대백화점그룹은 롯데와 신세계와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르다.

롯데와 신세계가 대형마트 사업을 하고 있지만 현대백화점은 대형마트가 없다. 백화점을 주력으로 제조사를 자회사로 둔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사업 투자에 보수적인 편이다.

그럼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첫 5조(5조141억원)를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3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증가했다,

올해도 기존의 온라인사업 전략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커머스 덩치를 키워 고객 확대에 나선다면 현대백화점은 자사만 팔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온라인몰 통합 대신에 온라인몰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가령 현대백화점 계열 한섬은 자사 옷들을 네이버 등 다른 온라인몰에서도 판매하지 않고 오로지 더한섬닷컴에서만 판매한다. 이런 사례처럼 리바트와 같은 가구 전문몰 역시 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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