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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대화하는 모습.AFP/연합뉴스 |
양측 모두 해당 시나리오에 선을 긋고는 있지만, 서로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뉴스위크·BBC 방송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주지사 세르히 하이다이는 "이달 15일 이후로 예상되는 공세에 앞서 점점 더 많은 러시아 예비군이 루한스크 방향으로 배치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개월에 걸친 러시아 군인들의 훈련 기간이 끝나가고 있고, 군대를 전선으로 옮기는 데는 약 10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하면서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에서 빌로호리우카, 크레민나, 스바토베 등 3개 도시 점령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도시 헤르손에서 철수한 후 주요 전장에서 거의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양측이 도네츠크주 요충지 바흐무트에서 격돌 중이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 데니스 야로슬랍스키는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동쪽과 북쪽 일부를 점령하고 계속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역시 지난 6일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를 포위하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바흐무트를 점령하고 나면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 같은 도네츠크주 더 큰 도시들로 진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교착을 뚫기 위한 러시아군 대공세가 임박했음을 반복 경고하면서 대비하는 상황이다.
일전을 앞두고 양측은 전력 보강과 이를 방해하려는 여론전도 펼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예상되는 러시아 공세를 물리칠 수 있도록 서방 국가들이 중무기를 서둘러 지원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서방의 중화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을 분쟁에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의 분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남북한식으로 분할하는 종전 방안도 계속해서 오르내린다.
특히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이런 시나리오를 구상한다며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가 서방 동맹국이 제안한 한국식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적었다.
한반도식 시나리오에서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로 남게 되고, 돈바스 지역을 비롯한 러시아 점령지는 러시아의 영토로 분할된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는) 완전한 주권을 가진 국가이고,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작년 3월 러시아를 향해 제기했다.
당시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려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북한과 남한을 만드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 역시 지난달 "현재 그들(한국인들)은 (장기적 분단이라는) 문제를 갖고 있다"며 한국식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다닐로우 서기는 이날 역시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아니다"라며 "38선이나 다른 분계선, 외부에서 주장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