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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현대차는 미국 IRA 등 여파로 전기차 판매가 급감할 것을 우려했지만 적절한 대응을 통해 지난달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향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리스 차량 등을 전략적으로 늘려 판매한다는 게 업체 측 계획이다.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치열한 전기차 가격 경쟁, 차량 절도 이슈 등 각종 악재를 이겨내고 이뤄낸 성과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달 5만2001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작년 동월 대비 9% 증가한 양으로 1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현대차는 이로써 3개월 연속 월간 단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도 4만8247대로 집계돼 6개월 연속 최다 판매 실적을 썼다.
IRA로 걱정이 컸던 친환경차가 선전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현대차 엘란트라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1년 전과 비교해 574% 급증했다. 코나 전기차(334%), 싼타페 하이브리드(191%), 아이오닉 5(57%) 등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 역시 1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려 6개월 연속 판매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기아의 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22.3% 증가한 5만1983대다. 니로,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4개 차량이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기차 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해 12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IRA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미국에서 순항하고 있다고 본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열리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자리에서 "(IRA 관련) 리스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돼 올해 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한 차량 판매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5% 미만인 리스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판매채널도 다변화한다는 게 업체 측 구상이다.
현대차는 또 미국 조지아 신공장 관련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배터리를 국산화 하는 부분까지 포함해 보조금을 받아야 한다"며 "신공장의 조기 생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전기차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와 포드가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현대차·기아 입장에서 신경 쓰이는 이슈다. 최근 테슬라가 재고 처리를 위해 차량 가격은 크게 내리자 포드 역시 머스탱 마하-E 등 가격을 최대 8.8%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오닉 6가 최근 미국에서 주행거리 581km를 인증 받는 등 경쟁사들을 상품성 측면에서 앞서는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며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며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일부 차량이 미국에서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은 큰 변수다. 자칫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등은 최근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일부 차량에 절도 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아 도난 사고가 급증해 납세자 부담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보험사들은 범죄 대상이 된 현대차·기아 모델에 대한 보험 제공도 거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