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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센터원.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지난해 7월 도입된 이후 두 번의 상품 심사를 거치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입자들의 선택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300조원을 돌파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지형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심사로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으로 인정받은 실적배당형 220개 상품 가운데 TDF(타겟 데이트 펀드)가 포함돼 있는 상품 개수는 165개에 달한다. 무려 75%에 육박한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하반기 상품 심사를 거쳐 11월과 12월 두 차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 259개를 위험등급별로 분류해 발표했다. 이로 인해 가입자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품 가입을 진행 중이다.
사용자는 승인받은 디폴트옵션을 근로자대표 동의를 거쳐 퇴직연금규약에 반영시키고 규약에 반영된 디폴트옵션의 주요 정보를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제공받아 근로자는 그 중 하나의 상품을 디폴트옵션으로 선정하게 된다.
기존에 운용하던 상품들의 경우 만기 도래 후 운용지시없이 4주가 경과하면 ‘향후 2주 이내 운용지시 없을 경우 적립금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됨’을 통지하고, 통지 이후에도 운용지시 없이 2주가 경과하면 적립금이 사전지정운용방법으로 운용된다.
적격 상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니터링 결과로 인해 변경될 가능성도 있지만 TDF는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배분과 운용전략이 바뀌게 되는 상품 특성상 디폴트 옵션의 취지에도 잘 맞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보다 먼저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미국 사례에 비춰 봤을 때에도 제도 도입 이후 TDF 시장은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금 시장은 2006년 미국식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이후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TDF 역시 2021년 말 기준 1조 8천억 달러 규모까지 순자산이 늘어나며 2006년과 비교하면 15배의 성장세를 이뤘다. 2020년 뱅가드의 퇴직연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디폴트 옵션 도입 이후 자동가입 방식을 채택한 신규 가입자 중 80% 가까이 TDF를 선택했다. 기존 가입자 중에서도 30% 가까이 TDF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디폴트옵션 후광 효과로 인해 가입자들의 TDF 선택이 많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TDF 시장은 연금의 투자 문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도부터 급격히 성장했다. 2019년말 기준 설정액 2조8799억이었던 국내 TDF 규모는 2022년말 9조1414억원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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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에셋자산운용 |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작년말 기준으로 점유율 43%를 차지하며 선두에 서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자체 설계 글라이드 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를 통한 운용전략으로 장기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점 뿐 만 아니라 전략배분, 자산배분 등 차별화된 상품구조를 통해 합성총보수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을 선두의 이유로 꼽는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 는 TDF 시리즈 중 2025, 2030, 2035, 2040, 2045 에서 2022년 말 기준 3년, 5년 장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번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 중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96개의 TDF 상품을 리스트에 올리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에 130개를 차지하며 전체 상품 중 절반을 차지했다. 전체 운용사 중 100개가 넘는 상품 승인을 받아낸 것도 미래에셋이 유일하다.
그간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퇴직연금 비즈니스 도입 시점부터 장기플랜을 갖고 적극적으로 인력 확충과 함께 투자를 진행하며 선제적으로 사업을 강화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이 오랜기간 논의 끝에 어렵게 도입된 제도인 만큼 본래 취지인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수익률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 등 연금 선진국 사례를 봤을 때 디폴트옵션의 성공을 위해서는 실적배당 상품 중 메인으로 평가되는 TDF 상품에 대한 운용사별 차별화된 상품구조와 장기 운용성과 등이 중요한 키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