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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침체’ 직격탄...그래도 설비투자 유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31 15:21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지난해 규모 설비투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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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대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필수"라며 "설비투자(CAPEX)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세계적인 ‘반도체 침체’ 타격을 입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7% 줄어든 2000억원에 그치며 간신히 적자는 면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경쟁사가 올해 투자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선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대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필수"라며 "설비투자(CAPEX)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S 부문에서만 연간 47조9000억원을 시설투자로 집행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 기업이 설비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마이크론이 공급량 조정을 시사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생산량 조정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마이크론도 올해 반도체 생산을 전년 대비 20% 줄이기로 했다. 반도체 가격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공급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앞서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생산설비를 멈추는 감산 조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최고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설비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노드로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투자계획 내에서 연구·개발(R&D) 항목 비중도 이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DDR5를 비롯한 첨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산량이 일부 조정되는 ‘인위적이지 않은 감산’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 고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반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 삼성전자는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반도체 겨울을 버틴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보다 각각 13∼18%, 10∼15%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부사장은 "고용량 추세에 발맞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수요와 관련해서는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했다.

김 부사장은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이러한 서비스 출시는 대규모 랭귀지 모델이 상용화 단계에 왔음을 보여주기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기술에 기반한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서는 대량 연산이 가능한 고성능 프로세스와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조합이 필수"라며 "대규모 랭귀지 모델 AI 기반 서비스 확장으로 하드웨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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