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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1분기에도 실적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로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하는 올해 3분기가 전체 기업들 이익의 변곡점이라고 진단했다.
◇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진에...1분기 영업이익 눈높이↓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111곳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22조8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41조6242억원) 대비 45%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개월 전만 해도 27조6779억원이었는데, 한 달새 4조8000억원 넘게 급감했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반토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18조6942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8036억원) 대비 45%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역시 1개월 전(21조9383억원)보다 3조2000억원 넘게 줄었다.
작년 4분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1분기에도 실적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및 관련장비, 전자장비 및 기기, 게임, 디스플레이 및 관련부품 등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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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단위=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 4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9977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71.7% 급감한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기준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2조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계절적 비수기, 액정표시장치(LCD) IT 패널가격 약세 등으로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감소한 8238억원을, POSCO홀딩스는 48.5% 줄어든 1조1617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 자동차 등 일부 업종 선방...기업들 체감경기 2년 4개월만에 최저
반면 조선,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은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기아차다. 현대차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 9조8198억원으로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기아도 작년 영업이익 7조233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경쟁력, 브랜드 인지도 개선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성공적 론칭에 따른 전기차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 등 중장기 성장성도 양호하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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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일부 종목들의 실적 선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전 산업 업황 BSI는 69로 조사됐다. BSI가 100을 하회했다는 것은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1월 업황 BSI는 2020년 9월(64)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께는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는 이달 초 2225.67에서 27일 현재 2484.02로 11.6% 상승했는데, 이는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순이익은 이달 140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8조원 감소했다"며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해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올해 3분기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율로 돌아서면서 전체 기업들의 이익도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반영 등에도 시장의 우려보다는 양호했다"며 "다만 올해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증시에 반영된 만큼 실적이 더욱 악화되기보다는 내년께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