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대란,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를 늘린 영향이다.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품질을 대폭 끌어 올린 ‘정의선표 혁신’이 통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9조81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2조5275억원으로 21.2% 늘었다. 순이익은 7조9836억원으로 40.2% 뛰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판매 103만8874대 △매출액 38조5236억원 △영업이익 3조3592억원 △경상이익 2조7386억원 △당기순이익 1조709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작년 4분기 판매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회복돼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판매대수 증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영 전략이 성공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품질경영’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면, 정 회장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전기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SUV의 판매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 |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 |
현대차 측은 향후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갈등 같은 지정학적 영향,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 불확실성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은 경영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낮은 모습으로 대기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아이오닉 5 N 및 디 올 뉴 코나 EV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10% 증가한 432만대로 설정했다. 글로벌 산업수요와 생산 정상화를 고려한 것이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자동차 생산 정상화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 및 지속적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반영해 전년 대비 10.5~11.5%로 정했다.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6.5~7.5%로 세웠다.
현대차는 이날 올해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양산 차종 수 증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및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2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원 △전략투자 7000억원 등 총 10조5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판매 물량 확대 및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믹스 개선을 추진해 매출액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