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9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올해 기업환경 키워드는 ‘토끼굴에 빠진 경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1 12:00

대한상의 전문가 조사···"韓 저성장 고착화 우려"



"글로벌 시장 성장률도 둔화···고물가·고금리 이중고 지속"

catsdddddddddddddddd3

▲올해 국내 경제여건 전망. 대한상공회의소는 2023년 경제키워드로 ‘토끼굴에 빠진 경제’를 꼽았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우리 경제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굴에 빠진 것처럼 기존 방식과 전략이 통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키워드로 ‘토끼굴에 빠진(Down the rabbit hole) 경제’를 꼽았다. 85명의 경제·경영 전문가를 대상으로 ‘2023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심연(Abyss)’,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 단어를 꼽았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 것과 같이 우리 경제가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들 것이란 뜻이다.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견이 76.2%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25% 수준이다. 1.5%~2.0% 구간에 있는 주요기관 전망치를 밑돌았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도 주요기관 전망치보다 낮았다. 답변자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22%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주요 교역국들에 대한 경제전망도 부진했다. 미국 및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답한 비율은 각 71.4%, 75%였다.

새해 우리경제가 직면한 경제분야 리스크로는 ‘고금리 상황’(24.5%)과 ‘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내수경기 침체’(15%), ‘지정학 리스크(미-중 갈등, 전쟁 등)’(13.8%)라는 답변이 나왔다.

향후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금리수준’(39.3%)을 꼽은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경기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3.8%였고 ‘부채상황’(21.4%), ‘국내 물가 수준’(15.5%) 등 대답도 나왔다.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 먹거리 산업으로는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이 제시됐다. 차세대 반도체가 계속해 우리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도 5.9%였다.

정부가 올해 중점을 두어야 할 경제정책 분야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2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자금·금융시장 안정’(23.8%), ‘경제안보·경제외교’(11.9%), ‘수출 확대’(9.5%), ‘산업·기업 구조조정’(8.3%) 응답이 뒤를 이었다. 단기 과제로는 자금·금융시장 안정이, 장기 과제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리경제의 체력이 약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역수지의 적자 반전, 가계부채 누증, 재정건전성의 약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최근 들어 주요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산업통상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규제개선, 차세대 기술개발 지원, 인력양성 등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갈등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전원이 갈등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갈등 이슈로는 정치적 갈등(58.3%)이 꼽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주요 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동시에 노동·규제·교육 등 주요 개혁과제에 대해 성과를 만들어 가야 하는 해"라며 "주요 개혁과제는 미래 지속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사회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