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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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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다중위기 시대, 재도약 이루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5 10:09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지속가능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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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지속가능과학회 회장


2023년 새해를 맞았지만 세계는 여전히 다중전쟁 중이며, 한국은 다중위기다. 오히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고난한 한해가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개방폭을 확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시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변경하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 세계 전쟁’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처참한 상황이 재발할 수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사생결단으로 그 끝을 알 수 없다. 또 중국과 대만이나 동유럽 등 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지역들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을 핵으로 하는 자유주의와 전체주의 진영간 전쟁이 격화되고 있고, 국수주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미국이 세계 분쟁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지구촌은 탄소배출과의 전쟁 중이다.

작게는 바이러스로부터 지구촌까지 겹겹 전쟁 중이다. 이들 전쟁은 서로 악순환의 고리로 그 피해가 배가하고 있다. 이를 ‘여러 전쟁이 겹겹이 쌓여 가중된 큰 전쟁’인 ‘다중전쟁’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파워 삼국이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에 위협자가 되었으며, 세계는 바야흐로 개방과 상생의 시대가 저물고 장막과 차별 시대의 서막이 시작되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다중전쟁에서 한국도 다중위기를 겪고 있다. 경기침체, 가계부채 급증, 주택 버블붕괴로 인한 금융 시장 위기 가능성, 양극화, 과중한 탄소 의무 감축량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이런 다중 위기 시대에 각계 석학, 교수 등 36인의 집단지성을 담아 편찬된 ‘2023 대한민국 대전망’에서 한 저자는 "(올해가) 대인내 시대의 서막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2∼3년간은 한국에게는 고난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 무역적자가 472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 건설,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40세 이상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희망퇴직 대상 연령은 50대 이상이 관례였으나, 지금은 10년이상 근무자들이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높은 청년 실업률에 더하여 40대 실업률도 대폭 증가할 수 있다. 참으로 가혹하다.

대한민국은 레질리언스(회복력)이 강한 나라이다. 한국은 코로나 팬데믹 방역에 세계적으로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한국의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 핑크는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기쁨의 선물을 세계 구석구석에 선사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린 공연장에서 K-POP 가수들과 관객들은 떼창과 군무로 하나가 되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이 반도체, 자동차, 밧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

요즘 서울 성곽길 등산로에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아졌다. 도시 거리도 깨끗하고 공원도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다. 맛깔스런 한국 음식, 독특하고 역동적인 사물놀이 공연, 친절하고 정감 있는 한국인들과 여기에 더하여 24시간 안전한 도시까지. 외국인들에게 코리아는 ‘일생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매력과 매혹의 나라가 되었다.

다중 전쟁에서 한국은 승자가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쟁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의 변곡점이 되었다. 6.25 전쟁의 상처가 남한에게는 보약이 되었다. 2025년 이후 우리에게 또 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다.

대도약(Great Jump)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60, 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던 경제개발모델(Economic Development Model)로 가능할까. 다양한 가치가 수평적으로 공존하는 현재와 미래에는 포용적이고 통합적 모델이 요구된다. 바로, 지속가능발전모델(Sustainable Development Model)이다.

지속가능발전은 경제적으로 활력을 증진하면서도, 사회적으로 형평성을 높이며, 환경적으로 친환경을 동시에 성취하는 것이다. 사업주와 노동자, 고객 그리고 자연 생태가 서로 포용하고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단절없이 발전하여 대도약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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