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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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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최악 무역적자 타개할 해법 찾아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3 10:07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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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미국의 금리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대외 요인이 악화되면서 불안정성이 심화되었다. 2021년에만 해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472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 기준 적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도 14년만이다.

이처럼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자본시장에서 자본유출이 확대되어 외환보유액이 대폭 감소하면서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요인이 약화되면서 원화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부정적인 요인은 여전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적자 원인은 수입과 수출 양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수입에서는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대폭 증가하였으며, 원유 외에 리튬, 구리 등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수입액이 급증하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 급증과 무역수지 적자 전환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원자재 수입액은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 1~11월 정밀화학원료 수입액은 60억 달러로 전년 동기 41억 달러 대비 19억 달러 증가하였다.

수출 둔화는 하반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과 가장 관련이 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는 주로 메모리 반도체인데, 메모리 반도체는 파운드리에 비해 경기침체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11월 511억 달러로 전년 동기 602억 달러 대비 무려 91억 달러나 감소하였다.

국가별로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장기간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대중국 수출이 둔화되었다. 또한, 한국계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스마트폰 등 고가 소비재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가운데, 한한령의 장기화와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한국산 화장품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새해 우리나라 무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전쟁이 상반기에 종료될 경우 하반기부터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수입액이 감소하고 경기회복으로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심화될 수밖에 없으며, 대외 수출여건도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국 소비자의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대 베트남 무역수지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어려운 대외 여건에서도 장기적으로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출입 양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수입 측면에서는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해 원전 비중 제고나 유가 보조금 지급 축소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수출 측면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부문을 강화하여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종의 경기 민감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이 신에너지 자동차 중심으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하여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다원화해야 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중저가 전기차에 대응하면서 고급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미 10년 전 구매력 기준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고급 소비재 품목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면서 한국산 제품이 밀려나고 있다. 그러므로 가성비 전략을 내세우기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이나 차별화된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여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컨데 화장품의 경우 ‘위드코로나’와 함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임을 감안해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중저가 화장품의 비중을 줄이고 고가화장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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