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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뒤면 2022년 한 해를 떠나보낸다. 개인이나 국민, 국내나 국외든 ‘다사다난(多事多難)’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2022년은 유독 힘들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지난 1년을 정리하면서 우리 삶을 힘들게 만들었던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신3고(高) 경제위기, 이태원 10.29참사를 꼽아본다.
먼저, 코로나 팬데믹은 근 3년에 걸쳐 우리의 일상 삶을 짓누르고 있다. 상반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일상회복)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마스크 라이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방역당국과 여당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마저 해제하기 위한 방역조치 조정 방침을 정한 것은 환영할만 일이다.
그러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센터에 따르면, 실시간 집계하는 전세계 감염자 수 통계에서 한국은 일본·미국 다음으로 많다.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기준으로 최근 28일 동안 발생한 코로나 감염자 수는 전세계 1557만명에 이르며, 나라별로는 일본 369만명, 미국 179만명, 한국 171만명, 프랑스 153만명, 브라질 94만명, 중국 86만명 순이었다.
이같은 감염 양상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나 국내 방역전문가들이 ‘코로나 전면해제’ 조치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2023년엔 코로나19와 마스크에서 완전 해방되는 기쁨을 하루빨리 만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둘째로 경제적 고통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야기된 글로벌 물류망 문제는 해외물자 수급 차질을,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확대는 국제 곡물 작황 부진으로 이어져 결국 전세계에 걸쳐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코로나 팬데믹 대처를 위한 막대한 유동성 확장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했고, 이를 수습하려 금리인상 긴축정책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글로벌 경제는 물가상승과 저성장이 맞물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올해 연초부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신3고(高)’로 기업과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국내 물가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새해부터 일부 공산품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려오고, 전기·가스·대중교통 요금의 인상 예고 등 여전히 ‘상승세 불씨’를 키워나가고 있다.
환율은 안정세에 들었음에도 주식 등 자금시장으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고금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진정, 경기 회복 등 연착륙 여부에 달려있어 역시 ‘불안한 진행형’이다.
정부 부처나 기업이 아니더라도 일반국민들도 직감적으로 새해 살림살이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늦었지만 여야가 내년도 정부 예산을 합의 통과시킨 것은 이런 국민의 근심거리를 덜어준 잘한 처사이다. 정쟁은 하더라도 그 목적이 항상 ‘민생’이어야 한다는 점을 정치권이 명심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태원 10.29 참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과 신3고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158명의 애궂은 죽음은 엄청난 사회적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참사 발생 두 달이 다 돼 감에도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빌미로 책임자 처벌이 더딘 것은 희생자 유가족과 국민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이다. 더욱이 국정을 책임진 정부여당에서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폄훼하고 비방하는 언사들이 난무함에도 제재하지 않는 여권 지도부의 행위는 10.29 참사의 후유증을 키우는 어리석은 일이다.
정부의 기본책무는 국민 안전이며, 국민 불행이 있어났을 경우 철저한 규명과 빠른 치유, 그리고 재발방지다. 새해 계묘(癸卯)년에는 더도 덜도 아닌 이같은 정부의 기본책무가 제대로 작동되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