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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신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진=롯데그룹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롯데그룹 호텔군이 최근 정식 취임한 이완신 총괄 대표이사 지휘 아래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자로 사령탑에 오른 이 대표는 당장 면세사업 등 주력 사업의 실적 개선은 물론,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막중한 임무 등 과제가 산적하다.
25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완신 전(前) 롯데홈쇼핑 대표를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 대표와 롯데호텔 대표로 선임했다. 업계는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경영 능력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호텔군의 수익성 회복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써 무기한 연기된 호텔롯데 IPO도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이 대표는 서울 본점·부산·강남·노원 점장과 마케팅부문장을 거쳤다. 2017년부터는 롯데홈쇼핑 대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통’으로 활약하며 회사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과거 롯데백화점에서 선보인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과 롯데홈쇼핑 재직 당시 공개한 대형 곰인형 ‘벨리곰’ 등 히트 콘텐츠들이 대표 사례다.
2015년 착수한 호텔롯데 상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이자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꼽힌다. 구원투수로 나선 이 대표의 책임도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특히, 코로나 발생 시점인 2019년 말 이후 전임자가 3명이나 교체됐지만, 유력인사였던 이들 모두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해 이 대표의 심리적 압박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업계의 설명이다.
주력 사업인 면세 사업이 적자를 기록 중인 점도 이 대표 부담을 높이고 있다. 면세사업은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6.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면세사업의 누적 매출액은 3조7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은 533억원으로 전년 동기(252억원)보다 두 배 이상 적자 폭이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철폐로 내년 본격적인 중국 단체관광객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감지된다. 이에 면세사업부는 연내 또는 내년 초 예정된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권은 최장 10년인데다 시장 점유율 확보 측면에서 요충지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 대표가 면세사업으로 매출 쏠림이 나타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힘 쏟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 3분기 기준 롯데그룹 호텔군의 매출 비중은 △면세 86.5% △호텔 8.2% △월드 3.5% △리조트 1.6%으로 나눠져 있다. 면세 부문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업계 설명이다.
따라서, 호텔롯데는 내년 1월 사업 성격이 유사한 호텔·리조트 사업부 통합으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이후에는 기존 4개 사업부에서 3개 사업부 체제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위탁경영을 통한 호텔 글로벌 확장과 시니어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에 주력해 자산 경량화(Asset Light)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내 호텔시장 체인망도 차츰 넓혀나갈 계획이다. 현재 롯데호텔은 국내 호텔 총 20개, 해외 1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6월 부산 시그니엘을 선보인 이래 신규 호텔 출점보단 객실이나 내부 시설 리뉴얼에 초점을 맞췄지만, 롯데호텔은 이르면 내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L7호텔 부산 해운대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IPO는 기업가치가 높아졌을 때 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서 "다만, 내년 해외여행 본격 재개로 면세·호텔 업계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